"여유를 가지려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조정훈(33)은 올해 아직까지 1군 경기 등판이 없다. 올해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않았고 2군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다소 늦게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2010년 1군 등판 이후 3번의 팔꿈치 수술을 딛고 지난해 7년 만에 마운드로 돌아온 그를 주위에서도 조급하게 재촉하지 않았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조정훈 스스로 완벽하게 몸 상태를 만들 수 있게끔 기다렸다.
지난달 말부터 조정훈은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했다. 조정훈은 현재 퓨처스리그 3경기에서 3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최근 등판이던 지난 11일 익산 KT전에서는 가장 많은 1⅓이닝을 소화하며 27개(스트라이크 12개 볼 15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였고 직구(10개), 포크볼(14개), 커브(3개)를 구사했다.

아직 제구력과 구속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듯한 모습. 그러나 조정훈은 더디지만 계획대로 자신의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조정훈은 "이제 경기를 하는 단계다. 다쳐서라기 보다는 여유를 갖고 시즌을 준비하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단 이번 주 주 3회 등판을 마칠 예정이고, 다음 주에는 주 4회 등판을 통해 1군 복귀 시점을 가늠할 예정이라는 것이 조정훈의 말이다.
다른 선수들과 함께 시즌 시작을 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조급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차분하게 생각하려고 했다. 그는 "여유를 갖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팀이 100경기 정도 남겨둔 시점을 맞춰서 돌아갈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가지려고 했다"고 전했다.
롯데는 현재 38경기를 치렀다. 106경기가 남아 있다. 조정훈이 언급했던 100경기가 남은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셈. 다만, 현재 팀의 불펜진은 조정훈에 대한 그리움이 덜한 상태. 시즌 초반과 달리 불펜진이 자리를 잡았고, 안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조정훈이 갖고 있는 경험, 그리고 확실한 위닝샷인 포크볼은 언젠가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지난해 여름 돌아와 26경기 4승2패 8홀드 평균자책점 3.91의 기록으로 후반기 불펜진의 안정을 가져다주면서 상승세에 기폭제 역할을 했던 것처럼 조정훈은 롯데 불펜진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조정훈은 "지금 팀 불펜진 상황이 좋다. 내가 1군에 가고 싶다고 해서 지금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까 빨리 올라가도록 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