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의 진심 "안익훈, 10~15년 야구 할 선수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5.15 09: 00

LG 안익훈(22)은 잊혀진 선수가 된 것일까. 
지난해 가을, 류중일 감독이 LG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가장 많이 언급한 선수로 안익훈(22)을 꼽을 수 있다. 가을 마무리훈련에서 "(공수에서) 그림이 좋다"는 말로 톱타자감으로 점찍었다. 군 입대를 계획했던 안익훈은 류 감독의 생각을 전해 듣고 고민 끝에 연기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줄곧 톱타자로 기회를 받았다.
시범경기를 거쳐 개막전부터 톱타자로 출장한 안익훈은 지난 4월 2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시즌 타율 1할9푼6리(97타수 19안타), 출루율 2할3푼3리의 기록을 남겼다. 무릎 부상에서 회복한 이형종의 1군 복귀와 맞물렸다.

안익훈을 눈여겨 본 이유로 류 감독은 "2017시즌 막판에 보니 타격이 좋아 보였다"며 "컨택 능력이 좋고, 쉽게 삼진을 당하지 않더라. 발도 빠르고 수비도 잘 하더라"고 말했다. LG 타자들 중에서 톱타자 자질을 보였다.
그런데 올 시즌 초반 부진이 심했다. 15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류 감독은 "백스윙에서 타이밍이 늦다. 허리가 빠지고 갖다 대기 급급하다"며 "안익훈에게 '우전 안타가 몇 개냐'라고 묻기도 했다. 타구가 대부분 유격수와 3루수 방면으로 향한다"고 타격폼에 대해 언급했다.
안익훈은 스스로 문제점과 스트레스를 털어놨다. 부담감 때문인지 시즌 초반부터 제 스윙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3년 동안 레프트로 밀어치는 타법을 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폼도 잃어버린 것 같고 혼란스럽다"고 했다. 레그킥, 백스윙의 팔 위치 등 체크할 것들을 머리에 담고서 "타석마다 이 폼 저 폼을 번갈아 치기도 한다"고도 했다.
상대 배터리와의 수 싸움에서도 꼬였다. 안익훈은 "공을 좀 보고 기다리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투수들이 초구, 2구부터 승부를 들어오더라"고도 했다. 볼카운트 싸움에서도 밀렸다. 타자에 유리한 카운트는 23타수(4안타), 투수에 유리한 카운트는 52타수(8안타)였다.
안익훈을 2군으로 내려보낸 뒤, 류 감독은 "하체가 탄탄하게 중심을 잡지 못한 채, 몸이 1루로 빠지면서(도망가면서) 타격을 한다. 왼손 투수 공에는 더 몸이 달아난다. 배트를 놓으면서 친다"고 설명했다. 결론은 자기 스윙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안익훈을 2군에 내려보내면서 타격 매커니즘을 재정립하도록 했다. 류 감독은 "지난해보다 (밀어치는 것) 더 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익훈이는 아직 젊다. 작년 치는 그림하고 올해 그림하고 다르다. 더 심해졌다. 놔둬서는 안 된다고 봤다"며 "지금 당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10년, 15년을 뛸 선수다. 놔두지 말고 지금 제대로 (타격폼, 기술)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차 LG의 미래를 짊어질 선수로 키운다는 것이다. 타격폼에 혼란을 겪고 있는 안익훈에게 지금 2군에 있는 시간은 중요하다. 
황병일 코치가 전담해서 안익훈의 타격폼을 수정하고 있다. 2군 경기에서는 결과에 관계없이 자신의 타격폼을 실전에서 테스트한다. 안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타구의 방향, 그에 앞서 타격시 하체 밸런스가 중요하다. 안익훈은 지난 4월 21일부터 지금까지 퓨처스리긔 7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2리(24타수 7안타)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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