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2루수 예약’ 안치홍, 나바로-서건창도 넘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15 10: 22

전통적으로 2루수 포지션은 최고 자리를 놓고 매년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곤 했다. 전년도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다음 해 다시 트로피를 품에 안은 적도 별로 없을 정도다. 이런 흐름에서 안치홍(28·KIA)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안치홍은 14일까지 시즌 29경기에서 타율 3할6푼4리, 9홈런, 3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92의 놀라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중간에 부상으로 잠시 멈칫거렸으나 복귀 후에도 고감도 방망이를 자랑 중이다. 4할5푼5리에 이르는 높은 득점권 타율을 바탕으로 35타점을 쓸어 담았다. 유독 중요한 순간에 힘을 내는 등 팀 공헌도는 최상이다.
특히 타점은 개인 최다 페이스다. 안치홍은 35타점으로 리그 3위에 올라있다. 1위 최주환(두산·39타점)과 2위 최정(SK·37타점)은 안치홍보다 더 많은 경기(39경기)에 뛰었다는 점에서 안치홍의 기록적인 타점 페이스를 실감할 수 있다.

이런 안치홍은 올 시즌 최고 2루수 자리를 찜하는 모습이다. 유격수와는 달리 수비에서 아주 큰 차이는 나지 않는 2루수 포지션이다. 최근 공격력이 선수들의 평가를 가르는 하나의 지표가 되고 있는데 안치홍은 현재까지는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100% 완벽한 지표는 아니나 공격력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OPS에서 1위 안치홍은 2위권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안치홍의 OPS(1.092)는 2루수 중 유일하게 1.000을 넘는다. 2위는 KT 박경수(0.858), 3위는 두산 오재원(0.778), 4위는 SK 김성현(0.775)다. 당분간은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의 차이다.
이 포지션의 강자들이 주춤한 것도 안치홍의 독주를 뒷받침한다. 서건창(넥센)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박민우(NC)는 부진 끝에 2군행을 경험했다. 베테랑 정근우(한화)도 마찬가지다.
내친 김에 역대 2루수 단일시즌 최고 OPS도 노려볼 만하다. 역대 기록(규정타석 기준)은 2015년 삼성의 야마이코 나바로다. 당시 140경기에서 48개의 홈런을 터뜨린 나바로의 OPS는 0.988이었다. 48개의 홈런은 단연 2루수 역대 최다 홈런이다. 3위는 2014년 서건창으로 0.985였다. 서건창의 이 시즌은 역사적인 200안타를 만들었다.
나바로, 서건창 모두 나름대로의 기념비를 세운 시즌이었다. 이를 안치홍이 뛰어 넘으려 하고 있다. 어려운 과제지만, 초반 벌어놓은 자산을 바탕으로 천천히 전진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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