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5월 2연승' 듀브론트, "초반 멘탈 붕괴→지금 적응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5.15 12: 30

 롯데 외국인 투수 듀브론트가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 중이다.
듀브론트는 4월까지 6경기에서 4패 평균자책점 7.53으로 부진했다. 4월 25일 KT전에서 5이닝 2실점이 가장 좋은 피칭이었다. 롯데의 시즌 초반 연패와 맞물려 듀브론트의 부진은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부진에도 선발 로테이션을 계속 돌았고, 5월 1일 KIA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이어 8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5월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38로 탈바꿈했다. 5월 반전을 이룬 듀브론트와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 LG전 승리 후 이전의 모습은 온전한 내 모습이 아니었다고 말했는데.
▲ 과거의 나, 팔꿈치 수술 이전의 나는 볼을 많이 던지는 투수가 아니었다. 볼넷이 많지 않았다. 롯데에서 시즌 초반 볼과 볼넷이 늘어났다. 이를 설명하는 의미였다.  
미국에서 선발로 던질 때 좋은 시기도 있었다.(2012~2013년 보스턴 시절 이야기. 2013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오클랜드에서는 주로 롱릴리프로 하다 다시 선발로 기회를 받았다. 당시에도 와인드업으로 던지면 볼이 많은 편이었다. 주자가 1루, 2루에 두고 폼을 작게 해서 던질 때는 제구가 더 안정됐다.
- 수술로 인해 제구력에 영향이 있었다는 것인가.
▲ 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먼저 수술 받은 선수들로부터 조언도 듣고 했다. 수술 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얼마나 힘들고, 어떤 것을 견뎌내야 하는지 등등. 최선을 다해 재활, 훈련, 연습을 해서 복귀했다. 부단히 노력을 해도 (수술 이후) 매커니즘으로 안 되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수술도 하나의 과정이다. 내가 이겨내야 한다
- 2016년 수술을 받고 지난해는 불펜으로 던졌다. 롯데에서는 선발 역할이다.
▲ 롯데와 계약하며 선발로 뛰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준비도 해 왔다.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한국에 들어와 연습을 하면서 다시 선발로 돌아가는 과정 중이다.
- 개막전부터 볼넷으로 고전했고, 초반 너무 부진했다.
▲첫 5경기에서는, 내가 생각한 모습이 아니었다. 멘탈을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완전하게 준비되지 않았던 것이다. 결과가 안 좋게 나왔는데, 4월을 되돌아보면 몸 상태가 준비 부족이었다. 성적이 안 좋아지니, 멘탈도 무너졌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닌데, 멘탈까지 흔들리니 악순환이 됐다. 다시 멘탈을 강하게 다잡는데 노력했고, 예전 모습을 되찾기 위해 연습(몸 상태 끌어올리고, 멘탈도 다잡고)을 열심히 했다. 예전 모습으로 회복할 거라 믿고, 나 자신을 믿고 노력해왔다. 경기에서 계속 던지면서 제구가 잡히는 것 같다.
(많은 투구 수, 볼넷의 문제점을 드러냈던 듀브론트는 5월 2경기에서 13이닝을 던지며 단 2개의 볼넷만 허용했다. 4월까지는 9이닝당 볼넷이 7.2개였으나, 5월에는 1.4개로 대폭 줄었다)
-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S존)은 어떤가. 새로운 S존 때문에 볼이 많은 것은 아닌지.
▲S존 이슈는 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미국 메이저리그든 KBO리그든 S존은 심판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본다. 솔직히 마운드에서 심판의 볼 판정에 화 날 때도 있다. 내 생각에 스트라이크라고 보는데, 심판이 볼을 판정하면 화가 난다. 평소에는 화를 잘 내는 편이 아닌데, 승부욕이 강한 탓에 마운드에서 볼 판정에는 화가 난다. 그래서 때로는 화를 내기도 했다.  
주자 있을 때는 볼카운트 싸움에서 앞서야 유리하게 승부할 수 있다. 그런데 (내 생각에) 스트라이크가 볼로 판정되면 투수는 엄청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화가 난다.
- 볼 판정에 화를 내면 멘탈로도 손해일 것 같은데.
▲ 적응이 그렇게 어렵다고 보지는 않는다. 스트라이크를 볼로 판정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투수를 도와주는 콜도 있다. 심판의 S존에 따르고, 내 생각과 다른 S존일 때는 타자들을 맞혀 잡는 피칭으로 한다.
- 심판의 S존에 적응해서 던지는 것 보다 타자를 맞혀서 잡겠다는 것인가.
▲ 미국에서도 타구가 맞아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수비수를 믿고) 맞혀잡으면 된다. KBO리그가 타고투저 리그라고 들었다. 장타, 홈런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맞혀잡는 피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투구 수 관리도 된다.
- 한 달 넘게 KBO리그 타자들을 상대해봤는데 어떤가.
▲한국 타자들은 적극적으로 스윙을 한다. S존 가까이 오면 배트가 나온다. 공격적이다. 어떻게든 필드 안으로 공을 보내려고 하는 것 같다. 미국 타자들은 조금 더 공을 지켜본다. 스트라이크라도 자기가 기다리는 공이 아니면 기다리는 편이다. 하지만 한국 타자들은 S와 비슷하게 오면 바로 치는 것 같다. 그래서 초반에 S존을 벗어나는 유인구를 던지다가 볼이 많아졌다. 최근에는 피하지 않고 S존에 공격적으로 던지고 있다. 
- 오히려 미국 타자들이 적극적인 배팅을 하고, 한국 타자들은 끈질기고 신중한 편이라고들 하는데. 
▲ 나한테는 그렇다. 내가 지금까지 상대한 KBO리그 타자들의 느낌은 그렇다. 미국에서 (유리한 카운트에서) 하이코스의 공을 던지면 대부분 삼진을 잡는다. 그런데 KBO리그 타자들은 하이코스의 공을 파울로 만들거나, 심지어 홈런을 때리기도 한다. 원바운드 공도 때리려고 할 정도로 컨택 능력이 좋은 것 같다. KBO리그 S존이 조금 오픈(크다는 의미)이라 그런지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치는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 수술 이전과 비교해 체중이 늘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렇다. 많이 먹게 된다(웃음). 한국에 와서 좋은 음식이 너무 많다. 건강식을 해야 하는데, 음식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그런데 솔직히 최근 2년간 체중은 거의 비슷하다. 배에 살이 집중돼 있을 뿐(웃음) 팔, 다리 등은 날씬한 편이다. 물론 체중 조절을 할 것이다. 적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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