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다 끝났다. 이제 1군의 선택만 기다린다. SK 베테랑 박정권(37)과 김강민(36)이 좋은 컨디션으로 1군 재진입을 기다리고 있다.
SK 왕조의 핵심이자 팀의 주축인 두 선수는 올 시즌 1군 경쟁에서 밀려 아직도 2군에 머물러 있다. 박정권은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김강민은 개막 엔트리에는 들었으나 개막 직후인 3월 29일 2군으로 내려갔다. 워낙 이름값이 있는 선수들이라 곧 1군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아직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두 선수를 호출하지 않고 있다.
실망스러운 상황일 수도 있다. 그러나 두 선수는 내색하지 않고 2군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타격감이 썩 좋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상승세가 뚜렷하다는 것이 퓨처스팀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어차피 두 선수 정도 되는 베테랑들에게 2군 경기 결과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타격 밸런스나 타구질을 더 유심히 봐야한다. 몸 상태에도 이상이 없다는 게 두 선수의 자신감이다.

15일 한화 2군과의 경기에서도 좋은 스윙을 선보였다. 박정권은 3회 우측 담장 뒤를 까마득하게 날아가는 대형 투런포를 터뜨렸다. 박정권이 가장 좋을 때의 스윙과 타격 임팩트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날 줄곧 왼손 투수를 상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타구 속도가 다 좋았다. 2회에는 실책으로 출루하기는 했으나 아주 빠른 타구로 내야안타를 줬어도 되는 타구였다.
김강민도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좌우중간을 가리지 않고 고르게 타구를 날려 보냈다. 여유 있는 베이스러닝까지 선보이며 여전한 클래스를 과시하기도 했다. 수비는 명불허전이다. 다소 낯설은 우익수 포지션을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문제 없이 팀 외야를 든든하게 지켰다.
두 선수는 여전히 1군에서 활용 가치가 높은 선수들이다. SK 외야는 좌타자들이 많다. 김동엽 정의윤이 있으나 수비력은 확실히 김강민이 위다. 최근 불안한 외야 수비에 발목이 잡히고 있는 SK로서는 김강민 카드를 만지작거릴 만하다. 박정권 또한 힘 있는 좌타라는 희소성이 있다. 현재 1군에는 중심타선에 배치될 만한 좌타자가 한동민 정도다. 박정권이 힘을 내면 로맥을 외야로 돌리는 등 팀 수비 로테이션에도 여유가 생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