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드문 명투수전이었다.
KIA 양현종과 넥센 제이크 브리검이 15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 리그 경기에 나란히 선발투수로 등판해 멋진 투수전을 벌였다. 나란히 8이닝을 던지며 1실점으로 막으며 살얼음 승부를 이어갔다. KIA가 2-1로 승리했고 9회 2사에서 희비가 갈렸다.
지난 주말 넥센은 두 명의 주전을 잃었다. 리드오프 이정후가 사구에 맞아 종아리 근 섬유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더욱이 중심타자이자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깨진 화분에 손바닥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이탈했다. 넥센에게는 날벼락이었다.
박병호, 서건창이 돌아오지 않는데다 김민성도 이날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장기로 치자면 차포(車砲)만 뗀 것이 아니었다. 말(馬)과 상(象)까지 빠진 채 KIA를 상대했다. 때문에 넥센 선발 브리검은 단기필마나 다름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반면 KIA는 3할 타선을 이끄는 타자 가운데 김선빈만 빠졌고 나머지는 모두 라인업에 이름을 넣었다. 리그 1위의 타선이었다. 더욱이 최형우가 앞선 경기에서 멀티홈런을 터트렸다. 안치홍도 절정의 타격을 했다. 양현종이 마운드에 오르면 두둑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었다.
예상대로 양현종은 허약해진 넥센 타선을 상대로 호투했다. 4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후속타를 맞지 않고 병살로 솎아냈다. 5회 무사 2루, 6회 1사 1,3루 위기도 흔들림없이 넘겼다. 7회 1사후 좌월솔로포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지만 8회까지 1실점으로 막는 역투였다.
믿었던 타선이 단기필마 브리검에게 막혔다. 8회까지 단 2안타의 1득점 빈공에 그쳤다. 그것도 4회 1사후 안치홍과 최형우의 연속안타 뿐이었다. 나머지 이닝은 4사구를 얻기는 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거나 삼진으로 물러나며 맥을 추지 못했다.
그러나 KIA 타선은 9회초 대타 정성훈이 2사 1,2루에서 결승타를 터트려 에이스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 반면 넥센 타선은 9회말 1사 1,2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홈런을 때린 장영석과 김민성이 내야뜬공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결국 9회에서야 두 투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sunny@osen.co.kr
[사진] 고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