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야 할텐데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은 21일 오후 파주 NFC서 27인 명단 발표 후 첫 소집훈련을 가졌다.
이날 경기 전 축구협회 관계자는 부상 선수 소식을 전했다. 권창훈이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해 대표팀서 낙마한 가운데 다시 부상자가 발생한 것.

관계자는 "출정식에 참가하지 못한 이근호는 그라운드 훈련도 펼치지 않는다. 현재 정밀 검사를 받기 위해 이동했다"면서 "김진수와 장현수도 정상적인 훈련이 가능하지 않다. 장현수의 경우 주말 J리그 경기서 발목 염좌 부상을 당했다. 따라서 첫 날 소집 훈련에는 참가하지만 정상적으로 훈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태용호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최악의 상황이다. 권창훈이 김민재(전북 현대), 염기훈(수원 삼성)에 이어 빠진 상태다. 그리고 이근호를 비롯해 김진수, 장현수, 구자철, 주세종 등도 부상 여파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결국 신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준비했던 계획에 모두 차질이 생겼다. 단순히 플랜 A가 무너진 것이 아니라 플랜 B까지 흔들린 것.
답답함을 넘어 참담한 상황이다. 이미 대부분의 팀들은 선수구성을 마친 상태에서 조직력 담금질 시기로 넘어간 상황인데 신태용 감독은 여전히 선수를 골라야 한다.
신태용 감독은 훈련에 앞서 가진 인터뷰서 "만약 추가 부상이라는 불상사가 발생하면 대체 선수 발탁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포지션에 따라 예비 엔트리 외의 선수도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 외의 포지션에 새로운 선수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선수풀이 부족한 상황에서 새로운 선수를 찾는다면 신태용호의 조직력 다지기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일단 신 감독은 부상자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월드컵 대표팀에 선발돼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인해 선수들이 많이 다친 것 같다"라며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집중력을 갖추라고 전달했다"라고 말했다. 연습에 앞서 기존보다 10분 가량 선수단 미팅 시간이 길어졌다. 선수들에게 다치지 말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또 신태용 감독은 "플랜 A-B를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라 다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도 짧은 기간 안에 최대한 조직력을 극대화시켜 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훈련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식 인터뷰를 마친 뒤 신 감독은 취재진 앞에서 새로운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갑작스럽게 나온 '국가대표 감독 논란'. 한 취재진은 매체의 이름을 강조하면서 논란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신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복잡한 얼굴로 선수들 곁으로 다가가던 신 감독에게 물었다. "잠은 제대로 주무시나요". 신 감독의 대답은 짧았다. "제가 아니라 모두 잘 자야 할 텐데요...".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