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령 "인생 첫 드라마 '손꼭잡고', 내겐 기적 같은 기회"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5.27 15: 52

배우 성령이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를 통해 드라마 데뷔를 한 가운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당찬 각오를 전했다.
성령은 지난 10일 종영한 MBC 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이하 ‘손꼭잡고’)에서 장석준(김태훈 분)을 짝사랑하는 간호사 김은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마지막 촬영이 김태훈 선배님께 ‘정말 갈 거냐’고 묻는 장면이었는데, 분위기도 실제로도 마지막이라 울컥했다”고 회상했다.
“‘손꼭잡고’는 첫 드라마라 부담도 많이 됐고, 겁도 많이 먹었다. 적응하는 기간이 좀 필요하긴 했지만, 점점 현장이 재미있게 느껴지고 선배님들과 연기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주로 영화를 하다 드라마를 하니 빨리 바뀌는 현장에서 ‘나도 빨리 해줘야 하나’라는 부담감이 들더라. 피해가 안 가려고 연기에 빨리 스며들려 노력했는데, 적응이 되니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는 TV에서만 보던 대선배 한혜진, 김태훈과 호흡을 맞췄다. ‘손꼭잡고’에서 성령은 한혜진을 찾으러 병원을 돌아다니는 장면으로 본격적인 등장을 알리는데, 그 장면이 그의 현장 첫 촬영 장면이었다고. 성령은 “첫날 첫 촬영에서 한혜진 선배님을 만났는데 인형 같이 생겨서 놀랐다”고 말하며 감탄했다.
“TV에서 본 선배님이고, 그 분과 내가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감사했다. 한혜진 선배님을 보면서 리딩하면서도 눈물이 많이 났다. 제 역할에 이입을 해야 하는데 한혜진 선배님에 감정이 이입이 될 정도였다. 그런 부분에서 대단하다고 느꼈다. 김태훈 선배님은 제게 먼저 다가와주셔서 말도 걸어주시고, 불편할 것 같은 부분을 먼저 말해서 바꿔주시곤 했다. 제가 선배님을 짝사랑하는 캐릭터인데 자연스럽게 그 감정에 이입이 될 정도로 너무나 멋있었다.”
김태훈을 짝사랑하는 역할을 하면서 성령은 “짝사랑을 하다보면 사람이 유치해지지 않나. 제 스스로도, 연기적인 면으로도 유치해질 것 같았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정제된 연기를 원했고, 배려를 하는 게 성숙한 사랑이란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했다. 성숙한 짝사랑이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연기 포인트를 전했다. 이 드라마로 인생 첫 브라운관 데뷔를 이룬 성령은 “‘내가 드라마에?’라는 생각도 들고, 부담감도 많이 들었다”고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감독님께서 제가 주눅 들지 않도록 ‘행여 실수해도 기죽지 말라’고 말해주셨다. 정말 엄마 같은 분이었다. 이번 작품을 위해 준비한 게 많지만 그걸 다 못 풀어서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는 마음도 생겼고, 다른 작품에 들어가면 처음보다는 더 빨리 현장에 녹아들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손꼭잡고’는 내겐 기적 같은 작품이다. 언젠가는 하겠지 싶었던 드라마를 이렇게 빨리 할 수 있을지 몰랐다.”
‘손꼭잡고’ 이전에는 독립영화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성령은 “다들 늦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렇게 빨라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소중한 기회”라며 ‘손꼭잡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성령은 연기를 위해 지금까지 달려온 시간에 대해 “노력하다보니 길지 않게 느껴진 것 같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스스로에게는 연기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며 성령은 수줍게 고백했다.
“주변에서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정작 나는 고민을 안 했다.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었다. ‘포기’란 생각도 없었다. 자신감이라기보다 그냥 꼭 해야 하고, 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었던 거다. 해야만 했으니 흔들림이 없달까.(웃음) 연기가 정말 재미있다.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살았다. 평소에 공효진 선배님의 사랑스러움을 좋아한다. 뭘 해도 사랑스러운 그 모습을 닮고 싶다.”
마지막으로 성령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고민 끝에 “존재가 귀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을 볼 때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드는 배우, 이 곳에서 존재가 귀한 배우가 되는 게 그의 마지막 목표라고. 성령은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귀한 사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 yjh0304@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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