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로컬 보이' 박헌욱이 꿈꾸는 미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5.27 06: 21

2011년, 9번째 구단으로 KBO리그에 입성한 NC 다이노스는 신생팀으로서 팀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대표적인 노력이 연고지인 창원 마산 지역 출신 프랜차이즈 선수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신생 구단으로서 지역에 밀착하기 위한 방안과 궤를 같이했다.
지금은 은퇴한 이호준 FA로 이적해 팀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고 나성범, 박민우, 이재학, 김진성, 임창민, 원종현, 이민호 등이 팀의 스타로 발돋움했지만 연고지 출신 선수는 아니었다. '창원 선수 없는 창원팀'이라는 우스갯소리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2년 NC의 창단 첫 신인드래프트에서 7라운드에 지명된 박헌욱(25)은 연고지 출신 선수의 갈증을 씻어낼 수 있는 대표주자였다. 마산 무학초-마산동중-용마고를 졸업한 박헌욱은 말 그대로 '로컬 보이'였다. 구단 관계자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뽑은 연고지 출신 선수다"고 박헌욱을 설명했다. 

그러나 박헌욱이 1군 무대에 자리잡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2013년 1군 진입 이후 개막 엔트리에 들었지만 2경기만 소화한 채 자취를 감췄고 그렇게 잊혀졌다. 그리고 다시 1군 기회를 잡기까지,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다시 팬들의 기억 속에서 다시 떠오르게 만들기까지 5년 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박헌욱은 지난 26일 마산 KIA전 6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1홈런)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6연패 사슬을 끊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회 좌전 안타, 4회 우중간 2루타를 때려낸 뒤 7회말 1사 2루에서 KIA 유승철의 초구 132km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데뷔 첫 홈런포가 만들어진 순간. 경기 후에도 그는 "아직도 얼떨떨하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말로 첫 홈런포의 짜릿함을 설명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훈련 후 라커룸으로 복귀하는 박헌욱을 붙잡고 타격 자세를 다시금 잡아줬다. 뒤쪽에 위치한 오른 다리를 좀 더 고정해서 힘을 실으라는 얘기. 그는 "아직 오른 다리를 고정시키는 것은 20%정도 밖에 안된다. 하지만 의식을 하다보니 홈런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5년 만에 다시 잡은 1군 기회. 그는 "일단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무조건 잡자고 생각했다"면서 "스프링캠프도 갔다 오니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기다리고 집중하다보니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다. 멘탈 코치님이나 동료들도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면서 1군으로 다시 올라오기까지 마음을 다잡았던 과정을 전했다.
자신 역시 연고지를 대표하는 선수로 뽑은 구단의 기대를 알고 있다. "처음 지명됐을 때 이 지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부족한 부분도 많이 알게 됐다"는 것이 그의 말. 박헌욱도 NC의 연고지 대표 선수로 거듭나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다. 
그는 "홈런을 쳤던 것처럼 열심히 해서 지역과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일단 1군에 오래 남으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믿음에 보답하는 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굳은 각오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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