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 '가상 멕시코' 온두라스전 각오에 앞서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신태용 감독은 27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음날인 28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가질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 대해 "솔직히 온두라스와의 평가전 구상이 조금 어긋나 있는 상태"라며 "기성용, 이재성은 온두라스전에 뛰지 못한다. 훈련도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 감독은 "권창훈(디종), 이근호(강원)까지 잃어버리면서 구상했던 것이 뒤바뀌었다. 남은 선수로 조직력을 끌어올리려고 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선수들의 몸 상태에 이상이 생겼다. 갖고 있는 수준만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대표팀은 지난 26일 오전 파주 NFC에서 훈련을 마친 후 오후 KTX를 이용해 대구에 도착했다. 27일 오전까지 휴식을 위한 대표팀은 오후 7시부터 대구스타디움에서 공식 훈련에 나섰다. 하지만 기성용이 허리, 이재성이 컨디션 저하로 훈련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온두라스는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호주에 패하며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멕시코를 3-2로 꺾었고 코스타리카, 미국 등과도 무승부를 기록했다. 6승3무1패로 지역예선을 1위로 통과한 멕시코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긴 온두라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59위로 대표팀(61위)보다 조금 높은 온두라스는 주장 에스코베르(골키퍼)를 비롯해 월드컵 지역예선 멤버가 대부분 왔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온두라스는 지난 25일 입국했다. 총 21명으로 구성된 온두라스는 80% 이상이 최종 지역예선 출전 선수로 이뤄졌다. 또 온두라스는 리우올림픽 참가 선수가 4명, 브라질 월드컵 참가 선수도 5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신태용과 일문일답이다.
-첫 평가전 의미는
▲있는 그대로 답변하자면 내가 구상하고 있는 것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온두라스와의 평가전 계획이 조금 어긋나 있다고 보면 된다. 기성용과 이재성이 온두라스전 뛰지 못한다. 훈련도 못한 상황이다. 권창훈, 이근호까지 잃으면서 구상했던 것이 뒤바뀌었다. 남은 선수로 조직력을 끌어올리려고 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선수들의 몸 상태에 이상이 생겼다. 갖고 있는 수준만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평가전은 새 선수와 기존 선수, 개개인 선수들의 능력. 코칭스태프 주문한 것 잘 이행하는지 볼 것이다. 대구에서 하는 13년만의 A매치기 때문에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야 한다. 이겨야 하는 목적도 있다. 선수들이 최선 다하는 분위기는 만들겠다.
-새로운 선수가 나오는 폭은 얼마나 되나
▲내일 나올 전체 선수 중 김진수, 장현수, 기성용, 이재성 4명은 엔트리에 아예 포함되지 않는다.
-피로 누적, 부상자 많다. 언제쯤 정상 컨디션 될까
▲6월 3일 완전체가 돼서 본격적인 훈련을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본다.
-수비전술에 대한 고민이 많은 걸로 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특별히 내일은 포백으로 나갈 것이다. 내 말 한마디가 다 노출된다. 이제는 정보전이기 때문에 이해해달라.
-구상 전술과 어긋나게 진행한다고 했는데 보스니아전까지 이어지나
▲내일 평가전은 온두라스전만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멕시코도 염두에 두고 실험할 것이다. 보스니아전은 바뀔 수 있다.
-강약조절을 할 것 같은데
▲경기에 강약조절은 없다. 나가는 선수는 그라운드 밟는 순간 100%로 할 것이다. 선수 로테이션에 있어서는 조절이 있을 것이다. 경기장 안에서 조절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1분을 뛰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시간 조절은 잘 배분할 것이다.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선수 분위기가 좋다. 부상자가 나와서 분위기가 가라앉을 줄 알았다. 하지만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부분을 더 활기차게 해준 것이 고마웠다. 특이한 부분을 만드는 과정에서 서로 견해가 다르다. 하지만 소통하면서 좋아지고 있다.
-헤드셋 활용에 대한 생각은
▲오픈을 다해야 되나 고민이다. 헤드셋 준비를 나름 했다. 파트별로 분석을 많이 하고 있다. 맞게 헤드셋 준비할 것이다. 내일은 3명이 올라가 연습을 할 것이다. 차두리 코치가 6월 1일 출정식에 참석하지 못한다. 스웨덴을 가게 된다. 그날은 김남일 코치가 올라갈 것이다. 러시아에 가서도 멕시코전은 전경준 코치, 스웨덴전은 차두리 코치가 올라갈 것이다. 각자 일대일 분석을 한 상태다. 채봉주, 하비코치는 그대로 경기에 맞춰 올라갈 것이다.
-스웨덴은 23명만 엔트리로 발표했다.
▲스웨덴은 우리 코칭스태프가 어느 정도 다 예측했다.
-새 선수에 대한 기대감은
▲경기를 안해서 할 말이 없다. 훈련과 경기는 하늘과 땅 차이다. 월드컵에 처음 태극마크 다는 선수지만 오히려 더 당당하다. 그런 걸 보면 놀랄 때가 있다. 우리 때는 선배들 앞에서 얼굴도 못쳐다보는 경우가 많았다. 첫 만남인데 10년 지낸 선후배처럼 대한다. 훈련 때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다. 뭔가 일을 낼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훈련과 경기는 다르다. 내일 경기에 들어가서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할 것 같다.
-이재성의 상태는
▲동아시안컵 끝나고 휴식이 없었다. 의무팀에서 근육에 탄성이 없어졌다고 하더라. 부상이 아니기 때문에 휴식을 줘야 한다. 어제보다 오늘 더 탄성이 많이 생겼다. 의무팀은 손에 느낌이 온다고 한다. 개개인의 근육만 만져도 안다. 내일까지는 아예 쉴 수 있게끔 하겠다. 보스니아전부터 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