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드디어 2018 러시아 월드컵 첫 번째 실전 모의고사에 나선다.
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을 갖는다. 온두라스는 F조 경쟁국인 멕시코 가상 상대다. 온두라스가 지역 최종예선에서 멕시코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긴 팀이라는 점에서 배울 것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 상태가 온전하지 않다. 신 감독은 27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4명의 선수를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재성, 김진수(이상 전북 현대), 장현수(FC도쿄)가 그들이다. 기성용은 허리가, 이재성은 피로누적에 의한 근육 등 컨디션이 좋지 않다. 김진수는 재활이 아직 더디고 장현수는 발목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

신 감독은 "온두라스전 구상이 조금 어긋나 있는 상태"라며 "권창훈(디종), 이근호(강원)까지 잃어버리면서 구상했던 것이 뒤바뀌었다. 남은 선수로 조직력을 끌어올릴 생각이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씁쓸해 했다. 잇딴 부상과 피로누적으로 전력 차질을 빚고 있는 대표팀의 첫 모의고사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봐야 할까.
▲ 기성용의 부재
기성용이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절대적이다. 최근 여러 부상이 겹치면서 예전과 같은 스피드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특유의 롱 패스를 활용한 볼 배급과 공수 조율 능력은 더욱 성숙해졌다는 평가다. 기습적인 중거리 능력에 거칠기로 소문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지지 않는 몸싸움은 기성용의 가치를 증명하는 부분이다.
기성용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중원에서 벌일 온두라스와의 기싸움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기성용을 대신할 선수로는 정우영이 꼽힌다. 수비라인 앞에서 저지선을 확보하는 한편 한 번에 전방을 뒤흔들 수 있는 패스까지 이끌어내는 중요한 임무가 주어지는 셈이다. '역시 기성용'이라는 칭찬이 온두라스전에서 나온다면 결국 결과도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기성용은 온두라스전에 출장할 경우 A매치 100번째 경기를 기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회 출장이 힘들어짐에 따라 오는 6월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 센추리클럽 가입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 이승우 A매치 데뷔전
26명 중 4명이 빠졌고 22명이 남았다. 평가전에서는 6명을 교체할 수 있으니 17명이 온두라전에 나설 수 있는 최대 인원인 셈이다. 부상자가 많지만 새로운 얼굴을 기용해야 할 시기다. 이승우, 오반석, 문선민이 온두라스전을 통해 공평한 기회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이 바로 이승우다. 이승우는 온두라스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승우는 손흥민이 이끌 공격진에 스피드와 날카로움을 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 감독은 "이번 평가전은 새 선수와 기존 선수, 개개인 선수들의 능력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주문한 것을 잘 이행하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새로운 선수들의 기용을 예고한 셈이다. 오반석은 장현수를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 스피드와 센스를 가진 문선민은 최정방에서 조금 처진 스트라이커나 공격형 미드필드 임무 수행할 수 있다.

▲포백 예고 그러나
신 감독은 온두라스전에 맞설 수비전술에 대해 "내 말한마디가 경쟁국에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정보전이기 때문"이라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특별히 내일은 포백으로 나갈 것"이라고 시원하게 예고했다.
붙박이 장현수가 빠진 상황에서 어떤 수비 전략을 쓸 수 있을까. 포백 수비를 예고한 만큼 장현수를 대신할 선수와 함께 짝을 이룰 선수도 중요해졌다. 반드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정승현, 김영권, 권경원 등이 그 자원들이다.
수비 라인의 안정 없이 공격을 아무리 잘해도 소용이 없다. 신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때문에 포백에서 상황에 따라 변형된 스리백, 혹은 부분적인 변칙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전에서 손발을 맞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대표팀과 온두라스전이지만 머리로는 조별리그 두 번째 상대인 멕시코를 상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감정이입도 필요할지 모른다. 과연 경기 후 어떤 평가가 이어질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