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C 2대 밴텀급 챔피언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그레이트 황' 황영진(29, SHIN MMA)이다.
황영진은 25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TFC 18' 메인이벤트에서 PXC 밴텀급 챔피언 트레빈 존스(27, 미국령 괌)와 엎치락뒤치락 승부 끝에 5라운드 종료 2-1 판정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 존스는 황영진의 예상과 달리 태클보단 로킥에 치중했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황영진의 다리는 점차 붉게 물들었다. 이후 코너맨의 지시를 귀 기울인 황영진은 킥 타이밍에 펀치를 내지르며 포인트를 회복해나갔다.

중반으로 넘어갈수록 황영진의 원거리 타격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거리를 잡은 그는 연이은 펀치로 존스의 머리를 흔들었다. 번번이 태클이 막힌 존스지만 지속적으로 로킥을 적중시키며 균형을 이뤄나갔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 팽팽한 접전 끝에 경기는 마무리됐다. 두 명의 채점관은 스탠딩 타격에서 유효타를 더 많이 맞춘 황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승리 직후 황영진은 "로킥에 당황하긴 했다. 존스의 레슬링 능력은 기대 이하였다. 드디어 원하고 원했던 벨트를 손에 쥐었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이다. 이 벨트는 내 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15년 미국 명문 체육관 팀 알파메일에서 훈련을 진행한 황영진은 크게 성장해서 돌아왔다. 강자 김동규를 두 차례나 제압했고, 끈적끈적한 그래플러 김명구까지 격침시켰다. 존스까지 무너뜨리며 5연승의 상승궤도를 그려나갔다. 발 빠른 스텝을 활용하진 않지만 정확도 높은 원거리 타격과 출중한 태클 디펜스로 완성도 높은 파이터로 성장했다.
코메인이벤트에서 맞붙은 前 TFC 페더급 챔피언 '투신' 김재웅(25, 익스트림 컴뱃)과 '꼬레아' 정한국(25, 부산 팀매드)의 대결은 예상대로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진행됐다. 1라운드에서 김재웅은 4차례나 정한국을 그로기 상황까지 몰았으나 최강 맷집의 정한국은 끝까지 쓰러지지 않았다.
3라운드에서는 오히려 정한국이 묵직한 펀치를 적중시켜 김재웅의 코에 부상을 입히기까지 했다. 정한국은 마지막 힘을 짜내며 김재웅과의 난타전에서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종료 후 모든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판정승을 따낸 김재웅은 "정말 너무 힘들었다. 절대 쓰러지지 않더라. 타격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겠다고 느꼈다"며 "물속에서 싸우는 것 같았다. 정한국은 정말 징글징글한 파이터다. 이제 밴텀급 타이틀을 노리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서지연-박시윤의 2차전 역시 손에 땀을 쥐는 명경기였다. 경기 초반, 서지연의 원거리 타격과 태클에 박시윤이 고전하는 듯 보였다. 또한 박시윤이 두 차례 써밍을 당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박시윤의 저력은 후반에 드러났다. 거리를 가깝게 잡고 난타전을 펼쳐나가면서 서지연의 안면에 큰 충격을 줬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서지연은 태클을 시도했지만, 기술을 간파한 박시윤은 확실하게 막아낸 뒤 묵직한 펀치를 재차 날렸다.
서지연도 만만치 않았다. 정신을 잃을 수도 있는 힘든 상황에 몰린 상황에서도 끝까지 빼지 않고 펀치를 교환했다. 정신력 면에서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는 판정으로 이어졌고, 두 명의 심판이 서지연의 손을 들어줬다.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밝힌 서지연은 "그동안 너무 빠르게 달려온 것 같다.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한다. TFC 스트로급 챔피언 장웨일리가 UFC에 진출했다. 예상하고 있었다. 나도 타이틀전을 치러 벨트를 허리에 두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1년 2개월 만에 돌아온 '빅 마우스' 김동규는 화끈한 1라운드 TKO승을 거뒀고, 해설위원에서 파이터로 케이지에 오른 김두환은 1라운드 암트라이앵글 초크승을 따냈다./dolyng@osen.co.kr
[사진] T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