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육아에 지친 아내, 엄마의 등골을 빼먹는 웹툰작가, 큰딸에게만 집안일을 시키는 아빠의 사연에 게스트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다.
28일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에 개그맨 김영철과 박지선, 가수 정인, 우주미키 최유정과 설아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첫번째 사연, 독박 육아에 지친 아내가 출연했다. 무관심한 남편 때문에 힘들어했다.
육아는 아내의 몫이냐는 질문에 남편은 "글쎄요. 육아는 아내가 많이 하는 편이다. 저는 그 외적으로 밥, 청소를 한다"고 말했다. 아내는 황당해하며 "제가 김치볶음밥을 해줬다. 근데 그때 '김치볶음밥에 당근을 넣어?' 라고 했다. 미안해 다음부터 당근 안 넣을게 했다. '그럼 지금 당근 빼고 다시해' 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하루에 아이를 어느 정도 돌봐주는지에 대해 묻자 "길게는 30분에서 짧게는 10분이다. 장난감으로 놀아줬다"고 했다. 아내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준 적이 없고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틀어주는 것만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남편은 일주일에 6일을 배드민턴을 하고 끝나고는 무조건 술자리를 가고 있었다. 주말에도 새벽부터 운동을 나간다고. 아내는 "5월13일 새벽부터 운동한다고 갔는데 점심 먹고 술 먹고 다음날 새벽에 들어왔다. 너무 힘들었다"고 전했다.
아내는 "친구들을 못 만난지도 5년정도 됐다. 그래서 외출을 하겠다고 하면 애들이랑 같이 다 가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잦은 다툼으로 이혼 하려고 4,5번 정도 집을 나갔다"고 덧붙였다. 근데 아이가 전화해서 할 수 없이 집으로 30분 안에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고.
게다가 남편의 욱하는 성격때문에 리모컨을 던져 아내가 인중을 맞아 다쳤다고 했다.
아내는 "임신18주에 맹장염으로 양수가 터져서 유산을 했다. 자연분만으로 죽은 아이를 꺼내야되는 상황이었다. 양가 부모님들이 다 오셔서 추스리고 있었는데 그때 남편은 그 상황에 졸고 있었다. 졸고 있는 상태에서 저한테 '밖에 나가서 자고 와도 돼?'라고 했다. 저희 아이랑 같이 그냥 하늘나라 가고 싶은 죽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남편은 "전날 시험을 봐서 밤을 샜다. 졸았던 것은 기억이 나는데 그런 말을 한 것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사연을 들으며 옆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던 김영철은 "제가 아는 사람이랑 너무 비슷한 사연이다. 그 분들은 결국 헤어졌다. 남편이 바뀌지가 않았다. 리모컨 맞았던 게 생각나니까 여동생 같아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 남편분이 안 바뀌시면 멋진 남편, 아빠가 될 자격을 놓치게 되는거다. 진심으로 응원해서 하는 말이다"고 전했다.
남편은 미안하다며 앞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두번째 사연, 가족 등골을 빼먹는 무수입 37세 웹툰 작가의 사연이 공개됐다.
작곡가, 연기자, 웹툰작가까지 금지옥엽 아들의 꿈을 뒷바라지 해왔지만 결국 다재다능한 백수가 돼버린 탓에 주름이 깊게 패인 60대 어머니의 사연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아르바이트라도 해보라는 가족들의 부탁에도 아들은 "한 달만 더" 말미를 달라며 오지 않는 대박을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는 "한달만, 한달만 하는데 벌써 10년째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카드론으로 1000만원을 냈다. 이제 거의 갚아서 100만워 정도 남았다"고 사연을 털어놨다.
형이 출연했다. "웹툰이 돈벌이가 안되니까 용돈도 타쓰고 휴대전화비용도 타간다. 어느날은 5만원을 꿔서 팬들에게 이모티콘 선물을 한다고 한다. 저도 지금 너무 어려워서 투잡을 뛴다. 물류센터인데 일주일에 하루 나갈 수 있어서 물류센터를 소개해줬는데 동생은 해본적이 없어서 할수가 없다고 한다"고 답답해했다.
신동엽이 롤모델에 대한 질문을 하자 "없다. 접니다"라고 말했다. "제가 좀 유명하다"고 했다.
김지선은 "자존감 높은 분 중에 가장 안 좋은 케이스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의 지원이 끊어져도 아르바이트를 안 할거냐는 질문에 "거기까지는 생각을 안 해봤다"고 했다.
엄마는 "그 동안 오냐오냐 키웠다. 해달라는거 다 해줬다. 근데 이제는 너무 지쳤다. 7년째 우울증 약을 먹고 있다. 떨어져서 죽고 싶었다. 수면제는 계속 먹어야하는 형편이고. 여기서 떨어져 죽으면 어떨까 그런 생각도 많이 했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정인은 "부모님 돈은 부모님 돈, 형 돈은 형 돈이라고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그건 그 분들의 또 다른 꿈을 착취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마지막에 이 웹툰작가는 "정말 이번에 마지막으로 한달의 기회를 달라"며 "안되면 물류센터에 형이랑 따라 가겠다"고 약속했다.
세번째, 아빠가 자신에게만 집안일을 시켜서 힘들어하는 큰 딸이 사연자로 출연했다. 오빠와 동생은 거의 집안일을 하지 않고 90% 정도 집안 일을 다 하고 있었다. 이 사연자는 "혼자서 운적도 많다. 엄마의 빈자리가 많이 느껴져서 울었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온 아빠는 "공평하게 분담했다. 둘째가 자기 일을 제대로 안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이영자는 "딸 청소의 범위가 크다"고 했지만 아빠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여동생이 출연해 "언니가 생리통 때문에 힘들어하는데 아빠가 언니한테 꾀병부리지 말고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삼촌이 출연해 "명절때 와서 보니까 경선이한테 잔소리를 많이 하는 것을 봤다. '왜 제대로 못치우냐'고 하는데 그런 걸 좀 고치고 대화를 많이 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영자는 "아빠도 오빠도 경선이를 이해하는 분이 한명도 없고 계속 욕만 했다. 가족 안에 경선이가 기댈 사람이 한명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최유정은 눈물을 흘리며 "저도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그 빈자리가 많이 느껴졌다. 그럴 때일수록 가족들끼리 서로 위로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딸은 마지막을 "아직까지는 나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아빠는 "힘들지 않게 아빠가 더 노력할게 미안해 사랑해"라고 전했다. 동생도 "집안일을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rookero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