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33)은 현 시점에서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다. 자신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동시에, 약점은 만회하며 성공적인 2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다.
로맥은 28일 현재 시즌 50경기에 출전, 타율 3할6푼3리, 17홈런, 4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51을 기록하고 있다.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에서 고르게 상위권이다. 타율은 리그 6위, 장타율 1위, 출루율 1위, OPS 1위, 득점 공동 1위, 홈런 2위, 타점 공동 3위, 최다안타 공동 7위에 올라 있다.
로맥은 지난해 102경기에서 31개의 홈런을 치며 힘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 재계약에 이른 결정적인 원동력이다. 그러나 정확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점은 분명했다. 특히 전반기에는 타율이 2할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고전한 끝에 2군에 다녀오기도 했다. 후반기에는 나은 모습을 보였으나 타율(.242)이나 출루율(.344) 측면에서는 전형적인 거포가 가지는 고민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런데 1년 사이에 확 달라졌다. 로맥은 올 시즌 17개의 홈런을 치며 거포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음은 물론, 타율과 출루율에서도 인상적인 상승을 이뤄내며 최고 타자 대열에 올라섰다. 타율은 전년도 2할4푼2리에서 3할6푼3리로, 출루율은 3할4푼4리에서 4할5푼9리로 껑충 뛰어올랐다.
올 시즌 배트를 예년보다 짧게 잡는 등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욕심을 내지 않고 정확도에 초점을 두는 타격을 하고 있다. 특히 홈런을 노릴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더 그렇다. 워낙 힘이 있다 보니 정확도 향상이 홈런 개수의 향상으로도 이어지는 양상이다. 50경기 성적이라는 측면에서 표본이 아주 작다고도 할 수 없다.
사실 홈런과 출루율은 약간 반대의 지점에 있다. 거포들은 상대 투수들의 소극적 승부에서 출루율이 어느 정도까지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홈런을 치기 위해서는 출루율 측면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리그 역사를 따져도 홈런 1위와 출루율 1위를 모두 거머쥔 선수는 단 두 명밖에 없다. 1999년 이승엽과 2010년 이대호가 그 주인공이다.
로맥은 현재 홈런 부문에서 팀 동료 최정(18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홈런 페이스는 꾸준하게 유지 중이다. 여기에 출루율에서는 두산 양의지(.453)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홈런과 출루율 타이틀을 동시에 따내는 역대 첫 외국인 선수가 될지 관심사다. 지금의 타격이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