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난 기적'이 종영을 한 회 남겨두고 설득력 떨어지는 전개를 보여줘 시청자들의 불만도 쌓여가고 있다.
지난 28일 방송된 KBS2 '우리가 만난 기적' 17회에서는 힘들게 남편 송현철(김명민 분)을 선혜진(김현주 분)에게 떠나 보낸 뒤, 일상으로 돌아와 보험 회사에서 일하던 조연화(라미란 분)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천상계 메신저 아토(카이 분)에게 소원으로 말했던 보험왕 자리에 오른 조연화는 이제 겨우 웃을 수 있게 됐지만, 행복은 그리 길지 않았다. 마트 앞에서 송현철을 기다리다 갑자기 교통사고로 사망해 공감대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연화의 예기치 못한 사고 때문에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충격을 받았다.

앞서 송현철B(고창석 분)는 교통사고로 사망했지만, 메신저 아토의 실수로 그의 영혼이 송현철A(김명민 분)의 몸으로 들어가 육체 임대를 시작했다. 이후 송현철B는 송현철A의 얼굴로 아내 조연화를 찾아가 집안을 발칵 뒤집었고, 선혜진의 가족도 하루 아침에 달라진 남편 때문에 혼란을 겪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송현철B의 영혼에 송현철A의 기억과 추억이 더해지면서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 분명 조연화의 남편이지만, 선혜진을 사랑하게 되는, 다시 말해 송현철A도 B도 아닌 새로운 인물로 변해갔다. 조연화와 선혜진을 오가는 내용은 불륜으로 단정짓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정상적인 가정의 모습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된 남편을 떠나 보낸 조연화를 향해 시청자들의 응원이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멀쩡하던 조연화가 교통사고로 허무하게 사망해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중국집을 운영하면서 풍족하진 않지만, 작은 행복을 누렸던 송현철B의 가족은 신의 실수로 가장이 사망했고, 허망한 사고로 아내 조연화도 죽음을 맞이했다. 딸 송지수는 졸지에 아빠와 엄마를 잃게 된 고아 신세가 됐다. 한 가정이 파탄나는 지경에 이른 것.
드라마의 제목인 '우리가 만난 기적'처럼 마지막 회에서 '기적'을 보여주기 위한 자극적인 설정인지, 아니면 조연화가 이대로 죽으면서 끝날 것인지 궁금증이 모아진다.
히트 메이커 백미경 작가와 연기파 배우들이 모여 주목 받았던 '우리가 만난 기적'이 용두사미로 전락하지 않고 잘 마무리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이날 '우리가 만난 기적'은 충격적인 전개로 방송 이후 최고 시청률인 12.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으나, 공감대 떨어지는 스토리로 찝찝한 뒷맛을 남겼다./hsjssu@osen.co.kr
[사진] '우리가 만난 기적'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