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했던 의혹’ 넥센 현금 트레이드, 판도라 상자 열린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30 06: 10

소문이 실체로 드러나게 될까. 이면 현금 트레이드를 둘러싼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지에 야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넥센은 29일 “트레이드와 관련한 KBO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방침”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KBO는 29일 최근 논란이 된 넥센의 이면 현금 트레이드에 대해 미신고된 금액을 전액 야구발전기금으로 환수하고,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사태를 꼼꼼하게 점검하기로 했다. 넥센이 KBO의 이러한 움직임에 적극 협조하기로 한 것이다.
넥센은 “지난 2016년 구단 내부 문제로 검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당 구단의 모든 서류가 제출됐었고, 그 자료 중에 트레이드와 관련된 자료도 포함돼 있었던 만큼 있는 자료 그대로 제출하여 일말의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KBO도 이 자료를 받아 검토하는 동시에 수집한 정황을 바탕으로 타 구단으로의 조사도 확대할 전망이다.

앞서 언론 보도를 통해 넥센의 지난 해 트레이드 중 최소 두 건에서 현금이 낀 정황이 드러났다. 윤석민이 핵심이 된 KT와의 트레이드에서는 현금 5억 원을 추가로 받았고, 강윤구가 낀 NC와의 트레이드에서도 현금 1억 원을 받았다. 리그 규정에 현금 트레이드를 불가로 못 박은 것은 아니나, KBO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리그 신뢰에 큰 흠집을 낼 수 있는 문제다. KBO도 강력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KBO의 이번 조사는 드러난 두 건의 트레이드는 물론, 그간 넥센이 추진했던 트레이드 전체를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보다 광범위하게 조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넥센도 모든 자료를 제출한다는 게 방침이라 현금이 오고 간 정황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히어로즈라는 이름을 걸고 창단한 넥센은 구단 초창기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몇 차례 현금 트레이드를 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 외에 “현금이 끼었다”는 의혹을 받은 트레이드가 적지 않다. 당장 LG와 롯데가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공식적으로 발표된 트레이드 또한 금액을 축소해 신고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도 KBO의 징계를 피해가지 못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현금 트레이드 누락을 인정한 구단은 KT와 NC뿐이다. 두 구단은 “넥센 측이 요구를 했다”고 항변했다. 다른 구단들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복수의 구단들은 “넥센이 트레이드 당시 현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조심스레 사태의 확산을 점치는 한편, 대다수는 “우리는 현금을 건네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구단의 주장과는 다른 정황이 포착될 수도 있고, 기존 의혹이 깨끗하게 풀릴 가능성도 있어 속단은 금물이다. 어쨌든 이번 사태를 확실하게 털고 넘어가겠다는 KBO의 의지가 강해 당분간은 이슈의 중심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