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됐다고 하면 그 때 올릴 생각이다." 김태형 감독이 투수 장원준(33·두산)을 향한 믿음을 보여줬다.
지난 3년간 장원준은 의심없이 두산의 '에이스'였다. 2014년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한 장원준은 롯데에서 두산으로 팀을 옮겼다. 롯데에서도 2008년부터 꾸준히 두자릿수 승리를 거둬오며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로 거듭났던 장원준은 넓은 잠실구장과 탄탄한 두산의 내야 수비를 만나 더욱 안정적인 피칭을 펼치기 시작했다. 3년간 장원준이 두산에서 거둔 승리는 총 41승. 이닝은 518이닝이나 됐다. '토종 에이스'로 손색없는 성적이다.
꾸준했던 장원준이었지만, 올 시즌 시작이 썩 좋지 않았다. 9경기에서 장원준이 기록한 성적은 3승 4패 평균자책점 9.15. 지난 19일 롯데전에서는 1⅔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1탈삼진 8실점 뭇매를 맞기도 했다.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자 장원준은 결국 2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몸에 큰 부상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많은 공을 던졌던 만큼 2군에서 재정비를 하고 예전 모습을 되찾아달라는 뜻이었다.
사실 장원준의 부진은 김태형 감독도 어느정도 예상한 바였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장원준과 유희관이 최근 몇 년간 많은 공을 던졌다. 아마 많이 지쳤을 것"이라며 "선발 자원을 추가로 만들어 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단 장원준의 공백은 이영하가 잘 채우고 있다.
잠실이 아닌 이천으로 출근을 하는 장원준은 실전 경기에 나서기 보다는 구장 근처의 산에 오르면서 기초 체력 향상과 더불어 무너져있던 밸런스 잡기에 중점을 뒀다.
장원준의 복귀 가능 시점은 30일.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일자를 채워서 등록하는 것이 아닌 장원준에게 복귀 시점을 맡겨뒀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9일 장원준 복귀 시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본인이 준비가 다 되면 하겠다"라고 전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공을 던지며 자기 관리를 해왔던 장원준인 만큼 스스로 여유를 가지고 100%를 만들고 오라는 뜻이었다. 그만큼 장원준을 향한 김태형 감독의 믿음이 담겨있었다.
한편 장원준 역시 퓨처스리그에서 좋았을 때 모습을 찾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일자를 채우는 것이 아닌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라는 뜻을 밝히며 완벽한 복귀를 다짐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