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하의 보은, 장종훈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5.30 10: 00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았다". 
한화 외야수 김민하(29)에게 지난겨울은 잊고 싶은 시련의 계절이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7년간 몸담은 롯데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것이었다. 외야진이 포화 상태였던 롯데는 부상이 잦았던 김민하를 풀어줬다. 김민하는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았다"고 방출 당시의 아픔을 돌아봤다. 
오갈 데 없는 신세였던 김민하에게 한줄기 빛이 비쳤다. 롯데에서 함께했던 장종훈 한화 수석코치가 구단에 입단 테스트를 추천한 것이다. 장종훈 수석은 2015~2017년 3년간 롯데 1~2군에서 김민하를 지켜봤다. 그의 방출 소식을 듣고 입단 테스트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한겨울에 입단 테스트를 받은 김민하는 한화에서 육성선수로 새 출발했다. 5월 이후에야 정식선수 등록이 가능하지만 2월 일본 오키나와 1군 캠프에도 추가 합류할 만큼 주목받았다. 2군에서 21경기 타율 3할6푼6리 3홈런 22타점으로 맹타를 터뜨렸고, 지난 5일 정식선수로 전환되며 1군에 왔다. 
장종훈 수석은 김민하에 대해 "굉장히 열심히 하는 선수다. 롯데에선 자주 아프기도 했고,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다.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선수라 유용하게 쓸 수 있다"며 "실력이 있더라도 성실하지 않으면 추천하지 않았다. 혼자서도 알아서 연습을 많이 하는 선수다. 앞으로 잘할 것이다"고 믿음을 보였다. 
장 수석의 믿음에 김민하가 보답했다. 29일 대전 NC전에 9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 2회 중앙 펜스를 때리는 역전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이날 경기 결승타. 4회, 6회는 뜬공 아웃됐지만 외야로 날카로운 타구를 보냈다. 7회에는 몸쪽 낮은 공을 잘 끌어당겨 3루 내야안타로 만들며 쐐기타점까지 올렸다. 
결승타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 활약. 1군 승격 후 초반은 큰 부담에 짓눌린 듯했지만 차츰 적응해가고 있다. 지난 17일 대전 KT전에선 4회말 2루로 달리다 상대팀의 송구에 목 뒷덜미를 맞는 충격에도 목을 부여잡고 3루까지 뛰는 투혼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만큼 기회가 간절하고 소중하고 잡고 싶다. 
김민하는 "그때 목이 잠시 경직됐지만 그냥 뛰었다. 기회가 온 것이고, 끝까지 뛰고 싶었다. 기회가 왔을 때 잘해야 한다"며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장종훈 코치님에게 감사하다. 롯데 시절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평생 은인 같은 분이다. 팀에서 기회를 준 만큼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부담도 조금씩 벗어던졌다. 그는 "2군에서 좋았던 타격감을 되찾은 것 같다. 초반에는 자신이 없다 보니 실투가 들어와도 못 쳤다. 지금은 자신감을 얻은 게 크다. 외야 수비는 나름대로 자신 있다. 이제는 긴장도 덜 되고, 적응이 많이 됐다"고 앞으로 활약을 예고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