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독보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뜨거운 열연으로 호평 받은 영화 ‘버닝’이 29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GV를 개최했다.
이날 이창동 감독과 유아인, 전종서 등 주연 배우가 참석해 작품이 남긴 질문부터 캐릭터들의 서사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다채롭고 솔직한 얘기가 오갔다.
이창동 감독은 연출 데뷔작인 ‘초록물고기’에 이어 다시금 청춘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젊은이보다는 분노에 초점을 맞췄다. 요즘 뉴스를 찾아 보면 좋은 뉴스보다 어떤 대상에 대한 분노가 담긴 뉴스가 훨씬 많고 분노의 대상도 제각각이다”라며 “젊은 세대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분노가 미세먼지처럼 보이지 않지만 모든 곳에 존재하는 느낌이 들어 분노의 정체, 성질에 대한 탐구의 의미에서 영화를 출발했다”고 청춘과 현 시대의 분노를 함께 녹여낸 배경을 전했다.


유아인은 “종수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깨닫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버닝’을 통해 나라는 존재와 연기에 대한 전체적인 개념들을 재정립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전종서는 “요즘 청춘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여행을 추구하는 등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어떤 마음인지 알고 충분히 공감하는데 해미에게서도 이런 모습이 많이 보였다”며 “그래서 해미가 지금 시대의 청춘들과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관객들의 Q&A 시간에는 관객들의 질문 공세가 쏟아지며 영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이날 ‘종수가 작가 선배이자 인생 선배로서 감독님께 조언을 구한다면 어떤 걸 묻고 싶은가’라는 물음에 유아인은 “이창동 감독님은 이에 대해 조언을 건네는 대신 ‘버닝’이라는 영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 하실 것 같다”며 “모두들 팍팍한 세상에서 조언을 구하거나 길을 찾기를 원하는데 이에 대한 조언을 쉽게 늘어놓기보다 현실을 진실되게 보여주고, 그 안에서 우리가 스스로 질문하고 선택하게끔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조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창동 감독은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좋아할까 생각을 많이 하게 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생각으로 이야기를 전하면 사랑 받지 못한다”라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야 한다.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진심 어린 말을 건네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를 이끌어냈다.

끝으로 유아인은 “다양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함께 이야기를 나눈 이 시간이 관객 여러분들 각자의 시간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전종서는 “’버닝’이 관객 여러분에게 오래 간직될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전하며 많은 관객들의 마음 속에 오래 간직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창동 감독 역시 “’버닝’에 대한 관객 분들의 다양한 반응을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여러분들과의 만남이 저에게도 무척 소중한 자리였다”고 GV 시간을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이번 GV는 관객들과 뜻 깊은 시간을 함께 만들어나가며 모든 것이 완벽한 GV였다는 호평으로 온라인을 뜨겁게 장식하고 있다.
‘버닝’은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 분)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국제비평가연맹상 및 벌컨상(신점희 미술감독)을 받았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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