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거스른 듯한 미모와 아름다운 목소리, 명불허전 연기로 매 작품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신스틸러가 있다. 올해로 연기 인생 20년 차에 접어든 배우 오나라 이야기다.
오나라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에서 극 중 술집 정희네의 주인인 정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정희는 과거의 연인이자 현재는 출가한 겸덕(박해준 분)을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인물로, 정희네에서 박씨 3형제와 시끌벅적한 시간을 보내다가도 한밤중 겸덕을 생각하며 홀로 슬픔을 토해내 뭉클함을 자아냈다. 드라마 후반부에서는 정희네에 머물게 된 이지안(이지은 분)과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형성해 호평을 받기도.
먼저 오나라는 드라마가 종영한 것에 대해 "아직 촬영 중인 것 같다. 요즘도 배우들과 단톡방에서 각자 역할들의 이름을 불러가면서 수다를 떨고 있다"라고 소감을 밝힌 뒤, 드라마의 열린 결말에 대해선 "전 완벽하다고 본다. '나의 아저씨'는 모두가 엮여있는 드라마라 누구 한 명이 죽거나 했으면 모두가 불행해졌을 거다. 정희로서는 아쉬운 부분도 있다. 아직도 겸덕의 말을 곱씹으면서 지금처럼 살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오나라는 많은 시청자들이 부러워했던 '정희네'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 시선을 모았다. "저도 그런 공간이 있었다"라고 운을 뗀 그는 "꽤 가까운 지인이 '정희네' 같은 바를 오랫동안 운영했었다.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힐링 받았다. 삶에 지친, 위로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제게도 '정희네' 같은 곳이 있었다는 게 큰 운인 것 같다. '정희네'는 어디에나 있을 것 같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그래서 특별하고 환상적인 공간인 것 같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 외에도 이선균, 이지은, 박해준 등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이야기하며 웃음꽃을 피운 오나라. 이처럼 '나의 아저씨'에서 신스틸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 감탄을 자아낸 그는 올해로 연기 인생 20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 배우다. 지난 1997년 뮤지컬 '심청'으로 데뷔한 뒤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오리지널 여주인공으로 얼굴을 알렸으며, 2000년대 후반부터는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 활동 중이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은 오나라의 패기가 지금의 '신스틸러 오나라'를 만들어냈다고.

그는 "고생을 사서 하는 스타일이다. 안주하는 걸 싫어하고 새로운 걸 찾으려고 한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무디다. 지금은 새롭게 만나는 캐릭터를 멋지게 표현하는 도전을 하고 있다. 저한테 작품을 주셨을 때 저한테 요구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걸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여태까지 들어온 작품은 다 한 것 같다. 제가 선택해 본 적이 없다. 저를 생각해서 보내주시는 작품을 고사하는 게 쉽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킬 수 있는 한까지는 지키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무엇보다 지난해 tvN 예능 '현장토크쇼-택시'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그는 당시 언급했던 남자친구 김도훈에 대해 이야기해 이목을 끌었다. 김도훈은 배우 출신 연기 강사로, 오나라와 20년째 교제 중이다. 오나라는 "아직도 잘 지내고 있다"면서 "이번 연기에 대해 해준 말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남자친구가) 제 연기에 대해서 모니터를 많이 해주는데 코치를 해주는 스타일은 아니다. 오히려 작품에 몰입해서 보더라. 사실 아까 말했던 제게 있어서 '정희네' 같았던 가게가 남자친구 가게다. 따로 이름이 있었지만 우리들 끼린 '도훈네'라고 불렀다. (남자친구가) '나의 아저씨'를 보면서 '정희네'가 나올 때마다 오열을 하더라. 지금은 운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무래도 '정희네'는 그 사람의 추억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인생작을 묻는 질문에는 "모든 작품에 최선을 다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거다. 김원석 PD님께서 제가 SBS 드라마 '용팔이'에 잠깐 나왔던 신을 보고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하시더라. 어떤 사람이 어떤 신을 볼지 모르는 거라 매신마다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작품이 제 인생작이다"라고 답해 연기에 대한 남다른 그의 사랑을 엿보게 한 오나라. 매 작품마다 인상 깊은 연기로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그가 앞으로 보여줄 또 다른 변신에 많은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오나라는 '나의 아저씨' 이후 잠시 휴식기를 가지며 차기작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 nahee@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