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발 파문이 끊이지 않는다. 팬들과 메인스폰서인 넥센타이어가 최대 피해자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내년에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히어로즈는 2018년 들어 끊임없는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이장석 전 대표가 횡령 혐의로 구속됐고, 선수들의 성폭행 논란에 최근에는 현금 트레이드 누락 신고까지 확인되며 사면초가에 섰다. KBO의 발표에 따르면 히어로즈는 창단 후 트레이드에서 현금을 받았으나 신고하지 않은 금액이 무려 131억5000만 원이나 된다.
현금 트레이드 자체가 규약 위반은 아니지만, KBO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넥센과 거래에 응한 나머지 8개 구단을 향한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KBO가 강력 징계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가뜩이나 구단 운영이 쉽지 않은 히어로즈가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문제는 내년부터라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스폰서십 때문이다. 히어로즈는 넥센타이어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으며, 넥센타이어는 물론 여러 서브스폰서로부터 받는 돈으로 구단 운영을 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말 서브스폰서의 이탈 조짐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에는 넥센타이어까지 손을 뗄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하다.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넥센타이어가 지난해 NC, KT와의 트레이드 당시 현금이 낀 정황을 확인하고 ‘향후 현금 트레이드를 더 할 경우 스폰서십을 조기에 종료하겠다’고 강력하게 제지에 나섰다”면서 “넥센타이어와 히어로즈의 계약은 올해로 끝난다. 넥센타이어가 내년부터는 후원을 하지 않을 것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넥센타이어는 히어로즈에 메인스폰서로 참여하면서 큰 홍보효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에 밀리던 인지도도 많이 상승했다. 스폰서 비용도 매년 높아져 현재는 1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음은 확실해 보인다. 당장 팬들조차 ‘넥센’이라는 단어를 기본으로 한 조롱성 단어를 만들고 있다.
한 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넥센타이어가 히어로즈를 소유하고 있는 업체는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야구팬들과의 생각과는 다르게 넥센타이어가 히어로즈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타 대기업들은 호재보다는 악재 리스크 관리에 더 관심을 갖는다.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사건 하나만 터지면 브랜드 가치에 심각한 영향이 간다. 넥센타이어가 받는 타격이 생각보다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직 일련의 사태에 대한 넥센타이어의 공식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야구계 관계자들은 “시즌 중 스폰서십 종료 등 극단적인 선택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레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미 구단 운영 정상화를 놓고 한 차례 각을 세운 경험도 있다. 내년부터는 스폰서십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만약 넥센타이어가 메인스폰서에서 손을 뗄 경우 히어로즈는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이 마케팅 관계자는 “히어로즈가 비인기팀이기는 하지만,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고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쓴다는 자체만으로도 구단 가치는 꽤 높다”면서도 “도덕적으로 치명상을 입었기에 스폰서를 찾기가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설사 찾는다고 하더라도 넥센타이어만한 지원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만약 운영비가 충당되지 않는다면 히어로즈는 적자 상태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타 구단이나 매년 150~200억 원씩을 주머니에 넣어줄 수 있는 모기업이 있으나 히어로즈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단 매각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기업들이 최근 근무시간 단축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양상이다. 분명 불경기다”고 제 값어치를 받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매각 대금으로 1000억 원 이상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철저히 코너에 몰린 히어로즈의 가치는 헐값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전 대표가 구속 수감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기도 힘들다. 이 경우 전체 프로야구단 전체의 가치가 떨어짐은 물론, 최악의 경우 어렵게 만든 10구단 체제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