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4실점하고 인터뷰라니, 부끄럽다".
한화 우완 투수 배영수(37)은 30일 대전 NC전에서 5이닝 6피안타(3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만족스런 투구는 아니었지만, 팀 타선 지원으로 10-4 승리와 함께 시즌 2승(2패)째를 올렸다. 지난달 14일 대전 삼성전 이후 48일, 7경기 만에 승리를 맛봤다.
배영수는 "5이닝 4실점하고 인터뷰하는 게 부끄럽다. 오늘 전체적으로 힘든 투구였다. 홈런을 맞았지만 모두 1점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볼넷이 없었기 때문에 5회까지 던질 수 있었다"며 "최근 투구내용이 나쁘지 않았는데 승리가 없었다. 오늘 이겨서 부담을 조금 덜었다"고 웃어보였다.

그의 말대로 올 시즌 10경기 중 6경기를 3실점 이하로 잘 막았지만 타선 지원이 따르지 않았다. 불펜이 날린 승리도 있었다. 개인 통산 137승으로 현역 최다승 투수인 그도 속은 타들어갔다. 하지만 티내지 않았다. 벤치의 교체 타이밍이 빠를 때도 몇 번 있었다. 아쉬움 있어도 '팀 퍼스트' 정신이 먼저였다.
30일 NC전에도 5회까지 투구수 83개로 6회에도 나설 법했지만 교체를 받아들였다. 배영수는 "지금 내 욕심 채우고자 야구하는 게 아니다. 팀이 원하는 방향이 있고, 거기에 잘 맞춰 가는 게 고참으로서 해야 할 중요한 것이다. 팀이 서로 아껴주는 위해주는 분위기가 너무 좋다.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이루고 있는 후배 김재영·김민우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배영수는 "국내 선발 3명이서 잘 버텨보자는 말을 한다. 듣기 싫은 쓴 소리도 한 번씩 한다. 선발투수는 5일간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요즘 선발들이 안정되고 있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안정된 수비도 투수 입장에선 큰 힘이다. 배영수는 "우리 수비가 좋아진 게 느껴진다. 특히 외야가 그렇고, 내야도 (하)주석이를 중심으로 안정됐다. 안타가 될 것 같은 타구도 잡아주니 투수로선 편하다. 그래서 요즘 우리 투수들의 볼넷이 없다. 감독님이 볼넷을 싫어하시기도 한다"고 팀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한용덕 감독도 배영수의 가치를 인정했다. 한 감독은 NC전 승리 후 "고참들이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선발 배영수가 그동안 승운이 없었는데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모처럼 승리를 맛본 배영수는 "이제 연승 한 번 타겠다"며 다음 경기에도 승리에 대한 의지를 표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