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발 뒷돈 거래 사태가 KBO리그를 발칵 뒤집어놓고 있다. 과거 현금 트레이드 뒷돈까지 모두 공개됐다.
KBO는 지난 29일 오후 전구단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 히어로즈와 트레이드 때 포함된 현금을 신고하지 않거나 발표 때와 다른 팀들의 자진 보고를 받았다. 그 결과 SK를 제외한 나머지 8개팀들이 히어로즈와 모두 드러나지 않은 뒷돈을 주고받았다. 4건이 발표 때와 다른 금액이었고, NC·KT 포함 8건은 현금 트레이드 사실을 숨겼다.
뒤늦게 트레이드 당사자들의 가치가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뒷돈에 거래됐기 때문이다.

발표된 금액과 가장 큰 차이로 뒷돈이 오간 선수는 좌완 투수 이현승(두산)이었다. 이현승은 지난 2009년 12월30일 투수 금민철과 현금 10억원에 히어로즈에서 두산으로 이적했다. 그런데 이번 조사 결과 실제 트레이드 머니는 30억원으로 드러났다. 무려 20억원이 은폐된 것이다.
이현승은 2009년 히어로즈 선발로 30경기에서 170이닝을 던지며 13승10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하며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만 26세 젊은 피였지만 군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신분이었다. 같은 날 각각 삼성과 LG로 트레이드된 장원삼·이택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지만 트레이드 머니는 상당했다.
이듬해 3월12일 좌완 투수 마일영도 예상을 뛰어넘는 뒷돈이 오갔다. 당초 마일영은 마정길과 현금 3억원에 히어로즈에서 한화로 옮겼지만 실제 금액은 12억5000만원으로 드러났다. 마일영도 수준급 좌완 선발이었지만 2009년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예상 외 웃돈. 당시 꼴찌가 당연한 전력이었던 한화의 절박함이 드러난다.
우완 투수 고원준도 엄청난 뒷돈이 당시 가치를 증명한다. 고원준은 지난 2010년 12월22일 롯데 투수 이정훈, 외야수 박정준과 2대1 트레이드로 히어로즈를 떠났다. 당시 현금 트레이드설이 파다했지만 양 구단은 이를 부인했다. 조사 결과 현금 19억원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꽃 피우기 시작한 20세 유망주 고원준의 가치가 그만큼 대단했다.
메이저리거 김병현도 뒷돈이 생각보다 적지 않았다. 지난 2014년 4월10일 투수 김영광과 1대1 트레이드로 고향팀 KIA 유니폼을 입은 김병현은 발표 당시 현금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사 결과 5억원이 포함돼 있었다. 하향세가 뚜렷한 김병현이었지만 그래도 무명 투수와 순수 1대1 트레이드될 만큼 가치가 낮진 않았다.
한편 현금 트레이드 의혹을 받았던 KIA 내야수 서동욱과 투수 김세현은 조사 결과 현금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동욱은 지난 2016년 4월6일 조건 없이 무상 트레이드됐고, 김세현은 외야수 유재신과 함께 투수 손동욱·이승호의 반대급부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waw@osen.co.kr
[사진] 이현승-마일영-고원준-김병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