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물음표만 남겼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조정훈의 1군 복귀전은 물음표가 가득했다. 기대보다는 아쉬움이 더 짙은 복귀전이었다. 우려는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속단하기까지는 금물이다.
롯데는 지난 30일 사직 LG전 5-15로 대패를 당했다. 2연패를 끊지 못했다. 4-7까지 추격을 하면서 여지를 남겨뒀던 롯데였다. 그러나 8회초부터 상황은 대패의 수순으로 바뀌었다.
8회초 롯데는 조정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 29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이날 복귀 등판을 치렀다. 지난해 9월26일 사직 한화전 이후 246일 만의 등판이었다.

하지만 기대가 가득했던 조정훈의 복귀 등판이 실망으로 바뀌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선두타자 정상호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정주현의 희생번트 때 수비 실책이 나오며 주자들을 모두 살려줬다. 이후 폭투까지 나온 뒤 김용의에 2타점 적시타, 오지환에 1타점 적시타 등을 얻어맞았다. 그리고 박용택에게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잡아낸 아웃카운트는 없었다.
무사 만루를 만들어 준 채 이명우에게 공을 넘겼고 이명우가 김현수와 채은성에 연달아 적시타를 얻어맞고 조정훈의 책임주자를 모두 들여보냈다. 최종 기록 0이닝 17구 2피안타 1볼넷 1사구 5실점(4자책점).
이날 조정훈의 투구 밸런스는 완전히 잡히지 않았다. 제구가 되지 않았다. 제구 불안이 결국 볼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만들었다. 연타를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복귀전에서 조정훈은 실망만 남겼다.
당초 조원우 감독은 "조정훈은 연투가 가능한 몸상태가 됐을 때 1군에 올릴 것"이다는 말을 하면서 조정훈의 1군 콜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조정훈은 퓨처스리그에서 8경기에 등판했지만 연투는 없었다. 다소 이른 콜업이라고 분석을 할 수도 있다.
결과가 나빴기에 성급한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조정훈은 퓨처스리그에서 어느 정도 콜업 시기를 계산했고 몸 상태를 거의 만든 채 기다리고 있었다. 연투 계획도 있었지만 우천 취소 등 외부 변수로 인해 연투 계획이 어긋났다. 대신 한 달 가까이 실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투구 감각은 거의 회복했다. 속구 최고 구속도 퓨처스리그에서는 140km 초반대에 머물렀지만 이날 속구 최고 구속은 144km까지 찍으며 구속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다.
조정훈에 대한 관리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하지만 지난해 7년 만의 1군 마운드 복귀에도 클래스를 보여주면서 불펜진에 힘이 됐던 조정훈이었다. 그 클래스가 조만간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하다. 첫 등판이 아쉬움을 남겼어도 함부로 속단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