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개인문제 아냐" 한상규, 데이트 폭력범죄 경종 울렸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5.31 16: 00

 개그맨 한상규가 데이트 폭력 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해 피해여성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초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그가 ‘택시기사의 성폭행’으로 오해했으나 결론적으론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데이트 폭력에 경종을 울린 셈이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감금 혐의로 피의자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5일 오전 2시께 경남 창원시 의창구의 한 도로변에서 여자친구 B씨의 뺨을 수차례 때리고 자신의 차량에 강제로 태우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택시기사인 A씨는 부산의 한 음식점 앞에서 B 씨를 만나 함께 자신의 택시에 탔다고 한다.
차에 탄 B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순간 흥분해 고속도로를 타고 창원까지 넘어왔다는 설명이다. 창원 의창구의 한 도로변에서 신호대기를 받기 위해 A씨가 잠시 정차하자 B씨는 그대로 차량에서 내려버렸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다시 차에 타라며 강제로 끌고 가려 시도했다.

공연을 위해 인근을 지나다 우연히 이 상황을 목격한 한상규가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르기 때문에, 택시기사가 승객을 성폭행하려던 것으로 오해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차에서 내려 A씨를 제지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이 같은 사실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사건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
한상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택시기사가 차를 세워놓고 승객으로 보이는 여성을 성폭행하려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곧바로 제지하고 살려 달라는 여성을 안전하게 조치한 뒤 신속히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사 결과, ‘성폭행’이 아닌 ‘데이트 폭력’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데이트 폭력은 연인 사이에서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이나 위협을 말한다. 물론 관계가 역전될 수도 있다. 우위를 차지한 사람이 사랑을 이유로 들며 상대방에게 폭력적인 행위나 정신적인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언어폭력 등 비물리적인 행위도 포함된다. 연인이라는 친밀한 관계의 특징상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재범률도 높은 편이다.
흔히 데이트 폭력은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곤 한다.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개입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지만 데이트 폭력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연인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것이 데이트 폭력의 주된 원인으로 점쳐진다.
데이트 폭력을 목격한 사람이 경찰에 신고를 했을 때, 사법적으로 잘 처리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피해자에게 위험으로부터 국가가 보장해준다는 신뢰가 생기는데, 그런 점에서 한상규의 투철한 신고 의지가 데이트 폭력의 위험성을 환기시키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purplish@osen.co.kr
[사진] 한상규 인스타그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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