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챔피언' 김용완 감독 "팔씨름의 대중화 원한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5.31 17: 21

(인터뷰①에 이어)마동석의 ‘챔피언’(감독 김용완)은 일명 ‘팔뚝액션’이라는 신 장르로 관심이 쏠렸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승리를 좇는 운동선수의 일대기를 그린 단순한 스포츠 영화는 아니다.
전 장르를 섭렵한 마동석이 특유의 개그감을 발휘해 영화 초반 웃음을 선사했고 여기에 연기파 배우 권율과 한예리가, 피를 나눈 사람만이 가족이 아니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감동을 선사했다. ‘챔피언’은 웃음을 안기는 동시에 마음 한켠을 뜨겁게 적시는 가족 휴먼 드라마인 셈이다.
극본 연출을 맡은 김용완 감독은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마동석이 영화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다. 10년 넘게 하고 싶었던 팔씨름 영화로써 얼마나 풀어내고 싶었던 게 많았겠나. 취재 대상이 주연 배우이니 저로선 고마웠다(웃음)”고 말했다.

팔씨름 영화를 하면 재미있겠다는 마동석의 아이디어로 출발한 ‘챔피언’은 선수의 성장기와 함께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는 입양아, 싱글맘의 사연도 풀어냈다.
김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싱글맘, 입양아 같은 사회적 편견에 맞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고 영화에 등장한 다양한 캐릭터들의 탄생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마동석의)미국 아르바이트 경험부터 동양인의 차별, 그로 인한 인간의 외로움을 담았다”며 “국내에서도 (마동석이) 주연 배우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나. 극중 ‘편견에 맞서 증명하고 싶었다’는 대사가 나온다. 마크를 통해 그동안 그가 극복하고 이겨낸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제가 좋아한 장면은 마크가 사람들과 손을 잡는 모습이었다. 전 평소 (인간 대 인간의)스킨십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손을 잡는다는 건 중의적인 표현이다. 실제로 손을 잡는다는 의미도 있고 사업적 관계를 맺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어떻게 보면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말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팔씨름 영화라기보다 가족 영화랄까. 선수들이 서운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웃음) 저의 목표는 다양한 세대의 관객들이 함께 보며 팔씨름을 스포츠로 여겨주시길 바랐다. 팔씨름의 대중화를 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챔피언’은 팔씨름을 소재로 했지만 단순 홍보영화는 아니다. 프로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비춰지는 게 좋지 않을 거 같다. 영화를 보면 마크라는 외로운 사람의 성장기라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거다. 마크가 주변 사람과의 변화된 관계를 통해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용완 감독은 불안정한 시기를 겪어온 입양아가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오고, 인간의 존재에 대한 성찰과 휴머니즘의 탐구를 통해 진정한 자아성찰을 하는 세계를 펼쳤다. 영화의 결론을 명확하게 내려줌으로써 그와 닮아있을 수도 있는 우리의 삶을 스스로 성찰하게 했다.
“저는 휴머니즘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로맨틱 멜로를 자주 했었는데, 앞으로도 제가 좋아했던 장르로 도전해보고 싶다. 지금 마음 같아선 모든 장르를 다 해보고 싶다.”/ purplish@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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