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 가운데 하나는 다린 러프(삼성) 걱정이었다.
지난 26일 잠실 두산전 이후 4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우려를 자아냈던 러프는 31일 대구 KT전서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해결사 본능을 제대로 발휘했다. 승부처마다 타점을 생산하며 6-0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KT를 이틀 연속 제압하며 주중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감했다.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러프는 1회 1사 1,3루서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삼성의 첫 득점을 올렸다. 3회 2사 주자없는 가운데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상대의 추격을 따돌리는 적시타를 날렸다.

러프는 무사 1루서 KT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의 5구째를 잡아 당겨 좌익선상 2루타로 연결시켰다. 1루 주자 구자욱은 여유있게 홈인. 이원석이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으나 강민호가 좌전 안타를 때렸다. 2루 주자 러프는 혼신의 힘을 다해 홈까지 파고 들었다.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 득점이었다.
그리고 러프는 8회 1사 주자없는 가운데 KT 네 번째 투수 고창성에게 좌중월 솔로 아치를 빼앗았다. 시즌 11호째.
러프는 이날 경기를 통해 얻은 게 많다. 지난해 피어밴드 상대 타율 1할5푼4리(13타수 2안타)에 그쳤으나 2타점을 추가하며 설욕에 성공했고 4경기 연속 무안타 행진의 마침표를 찍고 타격감 회복을 예고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기자와 만난 러프는 "쵠근 들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큰데 많은 분들께서 잘 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셔서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타점 생산에 나서며 응원에 화답했다.
러프는 경기 후 "지난 경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오늘은 운도 따랐고 모든 게 다 잘 됐다. 이지영의 방망이를 쓸 때마다 결과가 좋아 바꿔봤는데 오늘도 결과가 좋았다.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게 돼 기쁘고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