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와 안아줘'의 장기용이 눈빛으로 애틋한 멜로를 완성해 박수를 받았다.
지난 달 31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에서는 톱스타가 된 한재이(진기주 분)와 경위가 된 채도진(장기용 분)이 담당 형사와 피해자로 다시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채도진은 경위가, 한재이는 톱스타가 됐다. 강남 습격 사건을 수사하다가 부상을 당한 채도진은 병원으로 향하던 중 한재이의 시상식을 봣다. 그 시각 한재이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유명해지고 싶었다. TV에 나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는 학창시절 한재이가 채도진에게 "유명해지면 네가 날 찾아올 수 있잖아. 약속해줘. 나중에 네가 꼭 나를 먼저 찾아와주기로"라고 말했던 것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었다. 채도진은 멍하니 한재이의 수상소감을 봤고, 병원에서도 한재이의 꿈을 꾸며 여전히 그를 그리워했다.

하지만 채도진은 병원에서 한재이를 다시 만났다. 한재이는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왔던 것.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채도진은 취재진에 둘러싸인 한재이의 어깨를 잡았다. 두 사람의 정체를 알고 있는 기자 박희영(김서형 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두 사람의 재회를 바라봤다. 그렇게 두 사람은 찰나의 재회를 하는 듯 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윤현무(김경남 분)는 출소 후 한재이를 노리고 있었다. 한재이는 시상식 날 피 묻은 망치를 택배로 받고 쓰러졌다. 한재이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고, 채도진은 이 사건의 담당 형사가 됐다. 두 사람은 경찰서에서 다시 만났다. 처음 보는 사이처럼 채도진과 한재이는 통성명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애틋한 눈빛만은 숨길 수 없었다.

'이리와 안아줘'는 점점 고조되는 애틋함과 긴장감으로 입소문이 제대로 나고 있는 중이다. 가장 큰 공을 세운 건 채도진 역의 장기용. 그는 신인임에도 눈빛 하나로 애틋한 멜로를 완성해가며 드라마의 중심축을 제대로 끌어가고 있다.
장기용은 별다른 대사 없이도 경찰이 된 후에도 여전히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죄책감 속에 살고 있는 채도진을 진하게 연기했다. 엄마의 품에서 "만나선 안 되는 사람을 만났다"며 좋아하는 한재이와 겨우 재회해놓고 이를 자책하는 그의 눈물은 시청자들마저 가슴 아프게 만들었다.

장기용이 맡은 채도진은 "악은 계승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살인자 윤희재(허준호 분)의 아들로서, 인생 자체로 "악은 선택하는 것"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캐릭터다. 죄책감과 꿋꿋함, 의로움 사이를 오가며 연기해야 하는 것도 까다로운데, 가해자의 아들과 피해자의 딸의 사랑이라는 비극적 로맨스를 만들어야 하기까지 한 아주 어려운 캐릭터다.
그럼에도 장기용은 먹먹한 눈빛만으로 채도진이란 캐릭터의 서사를 단숨에 만들어내 시청자들로부터 극찬을 받는 중. 장기용이 이렇게 '괴물 주연'으로 자라난 것이 그야말로 드라마의 최고 반전이다. '이리와 안아줘'로 차세대 주연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장기용이 과연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감을 모은다. / yjh0304@osen.co.kr
[사진] '이리와 안아줘'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