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한국 대표팀(FIFA랭킹 61위)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41위)의 평가전이 펼쳐진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국내 평가전을 마무리 짓는다. 국내 마지막 평가전은 팬들 앞에서 월드컵 본선에서의 선전을 다짐하고 응원을 당부하는 출정식을 겸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대표팀은 이날 경기까지 선수들을 평가, 6월 2일 23명의 최종엔트리를 발표한다. 6월 3일 사전 캠프지인 오스트리아로 향하는 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의 마무리 담금질에 집중한 후 6월 12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입성한다.

▲ 왜 스리백인가
신태용 감독은 보스니아전에 스리백으로 나선다. 보스니아가 '가상 스웨덴'이란 점을 강조한 만큼 조별리그 첫 대결 상대인 스웨덴을 의식한 경기다.
스리백은 상대의 힘 좋은 공격수를 의식한 포메이션으로 볼 수 있다. 양쪽 윙백들까지 가세하면 파이브백처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좀더 탄탄한 수비가 가능해진다.
중앙수비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스리백은 잘 활용하면 스웨덴 같은 파워 축구에 효과적일 수 있다. 미드필더와의 협력 수비가 용이해 중거리슈팅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또 뒷공간이 뚫릴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측면 크로스에도 상대적으로 많은 수비가 집중된다.
결국 양쪽 윙백, 중심을 잡아줘야 할 중앙 수비수가 어떤 활약을 펼칠 지 지켜봐야 한다. 장현수를 비롯해 권경원, 윤영선, 오반석 등 많은 중앙 수비 자원에 비해 이용, 김민우, 홍철 등 상대적으로 부족한 윙백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간격을 유지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스리백은 사실상 조직력을 판가름 할 수 있는 잣대로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신태용호의 수비 조직력이 어느 정도인지 냉철하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 출정식,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이다. 역대 월드컵 출정식은 어땠을까.
우선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서울서 치른 평가전에서는 튀니지에 0-1로 패했다. 결과 뿐 아니었다. '가상 알제리'였던 튀니지를 상대로 수비 불안을 자주 내비쳐 내용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박주영의 경기력 논란까지 겹쳐 출정식은 흥이 덜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에콰도르를 서울로 불러들였다. 이승렬과 이청용이 골을 기록해 2-0으로 승리했다. 팬들 앞에서 치른 출정식에서 기분 좋게 인사를 하고 떠난 대표팀은 그리스에 승리한 뒤, 아르헨티나에 패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전에서 비겨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2006년 독일 대회 때 상대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였다. 당시 서울에서 치른 경기는 대표팀이 2-0으로 승리했다. 설기현과 조재진이 골을 기록했다. 당시 대표팀은 토고에 승리(2-1)했고 프랑스와 1-1로 비겼다. 하지만 스위스에 0-2로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국내에서 열린 2002년 때는 수원에서 프랑스와 마지막 평가전을 가졌다. 당시 한국은 박지성과 설기현이 득점포를 가동했으나 2-3으로 패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에서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로 기대감을 높였다. 실제 한국은 4강 신화를 이뤘다.
한편 1998년 프랑스 대회 때는 중국과 1-1로 비겼고 1994년 미국 대회 때는 창원으로 카메룬을 불러들여 2-1로 이겼다.

▲ 23명 가릴 러시아행 마지막 실전고사
신 감독은 이날 보스니아전을 통해 마지막 23명을 가려낸다. 현재 26명 중 3명을 떨어뜨려야 한다. 신 감독은 31일 "훈련과 경기력, 러시아에서의 포메이션을 고려해서 코치진과 최종 상의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와 있는 상태다. 일단 부상으로 계속 재활에 매달리고 있는 김진수는 이번 월드컵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드필더에서 한 명, 수비수에서 한 명이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미드필더는 문선민, 이청용, 주세종, 수비수는 오반석, 윤영선, 홍철 정도가 탈락할 후보군에 있지 않을까 보고 있다.
결국 보스니아전 활약 여부에 따라 막판 극심한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냉혹한 마지막 실전고사 결과는 6월 2일 공식적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letmeout@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