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위안, '5월 ERA 0' 진명호의 안정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6.01 13: 00

최근 경기들이 연이어 꼬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다. 그렇다고 한 줄기의 희망조차 없는 것은 아니다. '난공불락'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 필승조 진명호(29)의 안정감 넘치는 피칭은 롯데의 위안거리다.
진명호는 올해 롯데 투수진의 역작이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 지명됐지만 미완의 대기였다. 하지만 제구 불안과 어깨 부상 등으로 신음했던 과거를 잊고 올해 롯데 불펜진에서 필승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박진형의 부진과 조정훈의 뒤늦은 합류로 지난해 후반기 겨우 구축했던 필승조가 와해됐지만 이 자리에 진명호가 등장해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공백을 말끔하게 지워냈다. 
진명호의지난 5월은 뜨거웠다. 지난 13경기에서 13⅓이닝을 소화하면서 1승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지난 5월22일 대구 삼성전 ⅔이닝 3실점을 기록했지만 수비 실책으로 이닝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모두 비자책점으로 기록됐다. 이 실점들이 모두 자책점으로 기록됐다고 가정하더라도 평균자책점은 2.03에 불과하다. 5월 '제로 행진'을 펼치면서 진명호의 시즌 평균자책점도 0.92(29⅓이닝 3자책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15일 마산 NC전에서는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진명호의 가장 큰 매력은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이다. 데뷔 초창기부터 빠른공과 구위 만큼은 인정을 받았던 그였기에 놀라울 무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공만 빠른 투수로 치부하기 힘들다. 슬라이더와 포크볼, 커브의 제구가 날카로워지고 이를 스트라이크 존으로 꽂아넣을 수 있게 되면서 빠른 공의 위력 역시 함께 살아났다. 29⅓이닝 동안 36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9이닝 당 탈삼진이 11.05개에 달한다. 구원 투수로는 필히 필요한 탈삼진 능력을 진명호는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9이닝 당 볼넷이 5.83개, WHIP(이닝 당 출루 허용)이 1.43으로 다소 높은 편에 속하지만 이 역시 현재는 극복 가능한 수준이다. 기본적으로 탈삼진 능력이 있고 구원 투수 치고는 변화구가 다양한 편이라 타자와 승부를 펼치기에 용이하다. 
마무리 손승락이 최근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이 과정에서 팀도 3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진명호가 등판하는 순간만큼은 마음 편히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 롯데에는 위안거리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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