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끝내기 순간. 김태형 감독의 한 마디의 힘이 통했다.
두산은 지난달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팀 간 7차전에서 6-4로 승리했다.
2-2로 맞서다 8회초 김동엽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해 2-4로 역전 당한 두산은 9회말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허경민의 희생 플라이로 한 점으로 좁혀진 상황. 최주환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김태형 감독은 최주환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했고 최주환은 자신있게 고개를 흔들고 타석으로 향했다. 최주환은 신재웅의 직구에 완벽하게 반응했고,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경기를 마치고 최주환은 "수비 실책 때 검지 손가락에 타구를 맞았다. 손가락이 조금 부었는데, 감독님께서 '칠 수 있겠냐'고 물으셨다. 그래서 '칠 수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진짜 홈런이 나왔다"고 홈런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경기 후 최주환의 손바닥은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다. 배트를 쥐기가 쉽지 않은 상태였다.
여기에 최주환을 부른 배경에는 김태형 감독의 숨은 뜻 하나가 더 있었다. 최주환은 이날 6회 수비 실책을 기록했다. 그리고 1루수로 자리를 옮긴 8회초에는 몸을 날리는 호수비로 이를 만회했다.
수비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간 최주환이 다소 들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김태형 감독은 한 박자 호흡을 가다듬을 시간을 준 것이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아무래도 수비 장면에 많이 들떠 있을 수도 있어서 좀 더 침착하게 타석에 하는 마음에 불렀다. 그런데 손도 멍들어 있어서 '칠 수 있겠어?'라고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이날 최주환의 '부상 투혼' 뒤에는 고토 코지 타격 코치의 마무리캠프에서의 훈련도 한몫했다. 최주환은 "마무리캠프에 잠깐 참가 했을 때 고토 코치님께서 검지 손가락을 떼고 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고등학교 때에도 배우긴 했는데, 제대로 몸에 익은 상태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 고토 코치님께 배웠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