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래요' PD와 배우들이 향후 재밌는 전개를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KBS2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윤창범 PD를 비롯해 주연을 맡은 유동근, 장미희, 한지혜, 이상우 등이 참석했다.
시청률 45%를 돌파하며 종영한 '황금빛 내 인생' 후속작인 '같이 살래요'는 지난 3월 17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4월 22일 방송된 12회가 처음으로 시청률 30%를 돌파했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지난 주말 방송인 22회도 31.5%를 기록하는 등 동 시간대 주말극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단순히 시청률만 보면 꽤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전작 '황금빛 내 인생'과 비교하면 화제성 면에서는 관심도가 떨어진다. '황금빛 내 인생'이 젊은 층 사이에서도 높은 지지를 얻은 반면, '같이 살래요'는 KBS2 주말극을 좋아했던 중장년 시청층만 보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존재한다.

연출을 맡은 윤창범 PD는 "시청률은 방송사에서 외면할 수 없다. 중요한 건 드라마는 작품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우리는 경쾌하게, 유쾌하게 오락 프로그램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요즘이 바깥에 많이 나가는 시기인데, 주말 드라마를 편하게 보면 좋겠다는 게 첫번째 목표였다. 아쉽게도 그 시간에 젊은 사람들이 TV는 물론 SNS도 안 본다. '뭔가 쇼킹한 걸 보여줘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지금 동시에 4커플의 사랑이 진행되고 있는데, 커플간의 OST가 음원 차트 멜론에서 1위를 하기도 하더라. 그걸 보고 듣고, 클릭하는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시청률과 화제성을 생각하면서도) 꼭 젊은 세대까지 끌어들여야 하나, 시청률 올리기 위해 그것까지 해야하나 고민 중이다. 순수한 사랑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보여주고 싶다. 방해도 하지 말고, 그 세대가 갖고 있는 감성을 충분히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이 살래요'는 기존 드라마에서 자주 나온 젊은 층의 로맨스를 비롯해 60대 커플의 멜로 라인도 관심을 받고 있다.
극 중 유동근은 수제화 명장인 박효섭 역을 맡았다. 평생 직업이 아빠인 천상 아빠로 누구에게나 쉬어 갈 그늘을 만들어주는 따뜻한 품성, 우직함과 진중함을 갖춘 인물이다. 장미희는 우아하고 당당한 빌딩주 이미연을 연기하고 있다. 오만하지만 상식적인 언행. 싸가지 없지만 정도는 넘진 않고, 독설을 퍼붓지만 듣고 보면 모두 옳은 말을 하는 캐릭터다.
극 중 서로의 첫사랑인 박효섭과 이미연이 연애를 결심하면서 신중년 커플의 연애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미연이 위암일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깨달은 박효섭이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하게 된 것.


이에 대해 유동근은 "기획 단계에서 효섭이와 미연이는 좋은 장치였다. 60대의 로맨스는 주말극에서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후배들의 이야기는 다른 드라마에서도 많이 봐왔던 부분이다. PD님이 이 부분을 끝까지 포기 하지 않는다. 지금도 그렇다. 그런 면에서는 참 고맙다. 제작진이 이 드라마의 무서운 기획 의도를 차근차근 준비해 인생이라는 길을 만들어주고 있다. 배우 입장에서 그 부분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동근, 장미희 커플 외에도 이상우와 한지혜의 로맨스도 진전될 예정이다. 최근 정은태(이상우 분)가 박유하(한지혜 분)에게 애틋한 감정을 내비쳤다. 정은태는 후배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관심 아니야. 관심 단계는 넘었어. 내 마음은 잘 아니까 추측하지 마. 나도 이미 진단 끝냈다"며 박유하를 좋아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상우는 "안아주는 장면이었는데, 감독님이 우리한테 와서 '포옹하는 것보다 키스를 해야 급진전이 되지 않을까?' 하면서 제안을 해주셨다. 근데 원해 대본대로 포옹을 했다. 앞으로 대본이 잘 나오면 (애정신도) 하겠다"고 얘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지혜도 "작가님이 써주신대로 잘해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은태와 유하의 로맨스 전개가 느리다는 지적에 대해 윤창범 PD는 "두 배우가 모두 부끄럼이 많다. 우리가 등떠밀기 전에는 잘 안하더라. 우리는 배우들이 하게끔 자유로운 분위기다. 다음 주 야외 촬영 때 하면 된다. 그러면 문제가 해결된다.(웃음) 드라마를 길게 보면 아픔이 있는 여자와 남자가 쉽게 사랑할 수 있을까 싶더라. 보편적으로 볼 때, 빨리 진행되면 더 욕먹을 것 같더라. 그래서 서로 연민을 느끼는 과정을 지루하게 느낀 것 같다. 이제는 서사가 충분히 깔려서 막 달려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다음 주부터는 두 배우가 자유롭게 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향후 '같이 살래요'의 전개와 관련해 윤창범 PD는 "앞으로 전개는 나도 아는 게 없다. 하지만 기획했던 방향과 의도를 향해서 순항하고 있다. 다만 직진해서 가지 않고 둘러가고 있는데, 재미를 위해서다. 의도에 충실하고, 다양한 세대와 함께 하는 드라마, 밝고, 경쾌하고,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가족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드라마가 되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효섭의 둘째 딸이자 싱글맘을 연기 중인 한지혜 "쉽지 않겠지만 아이를 잘 키워내야 하는 인물이다. 은태라는 사람을 만나서 멋진 로맨스도 놓치지 않고, 잘하고 싶다. 가족의 이야기로서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가족의 참 모습을 그릴 수 있는 모습을 연기해볼 생각이다. 은태와 유하의 로맨스도 기다리고 있으니까 많이 기대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유동근은 "극 중 문식이가 나한테 결혼하지 말라고 매매 계약서를 준다. 그 계약서를 들고 미연을 찾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아이들 때문에 상처 받은 미연이와 효섭이가 손을 잡고 잘 해결해 나가는 장면도 준비돼 있다. 드라마 제작 환경이 어렵지만, 늘 격려해주시면 좋겠다"며 미소를 보였다.
한편, '같이 살래요'는 수제화 장인 효섭네 4남매에게 빌딩주 로또 엄마가 나타난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쾌한 웃음과 감동으로 신중년 부모세대와 자식 세대의 썸과 쌈, 사랑과 전쟁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그려낸 2060 전 세대 가족 로맨스 드라마다. 매주 토, 일 오후 7시 55분 방송된다./hsjssu@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