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간절함이 통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FIFA랭킹 61위)은 1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41위)와 A매치 평가전서 에딘 비스카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3으로 졌다.
한국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국내 두 차례 평가전을 마무리했다. 팬들 앞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선전을 다짐하고 응원을 당부하는 출정식도 겸했다.
보스니아는 한국이 러시아 월드컵서 처음으로 만나는 스웨덴의 가상 상대였다. 북유럽 특유의 힘과 높이를 지닌데다 에딘 제코(AS로마), 미랄렘 퍄니치(유벤투스) 등을 보유한 유럽 정상급 팀.
최종 엔트리 23인 발표 전 마지막 시험대였다. 한국은 보스니아전을 마지막으로 2일 26인서 최종 엔트리 23인을 추려 다음날 장도에 오를 계획이었다.
부상 복귀해 몸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였던 구자철도 보스니아전서 기회를 잡았다. 온드라스전서 벤치를 지켰던 구자철은 이날 정우영(비셀 고베)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격했다.
신태용 감독은 캡틴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포어 리베로로 내리는 대신 구자철에게 기성용의 역할을 대신하게 했다. 구자철은 과거 제주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이후 2011 카타르 아시안컵 득점왕을 기점으로 대표팀과 소속팀서 공격 자원으로 활용됐었다.
구자철은 오랜만에 중원을 마음껏 휘저었다. 간절함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 구자철은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하고 국내에서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파주NFC에 소집된 뒤에도 나머지 훈련을 자처하며 조용히 칼을 갈았다.
구자철은 보스니아전서 특유의 활동량을 뽐냈다. 중원과 2선을 활발히 오가며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장점인 간결한 패스와 투지 있는 플레이로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특히 전반 상대의 볼줄기를 정확히 예측해 태클과 동시에 우측면의 이용에게 정확히 패스하는 장면은 되살아 난 그의 투지와 기술을 집약했다.
전반 조력자 역할에 집중했던 구자철은 후반 들어 장기인 롱패스에 공격적인 움직임까지 선보이며 신태용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구자철의 활약으로 신태용호 중원에도 새로운 경쟁 구도가 생겼다. 기존 자원인 정우영, 박주호(울산) 등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경쟁력을 발휘했다.
구자철이 최종 시험대에서 부활 기지개를 키며 장밋빛 전망을 밝혔다./dolyng@osen.co.kr
[사진] 전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