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6점차 역전패' 롯데, 외면하고 싶은 경기력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6.01 22: 23

롯데 자이언츠는 스스로 수렁에 빠졌다. 불펜과 수비, 주루 등 모든 부분에서 도저히 눈 뜨고 보기 힘든 경기력을 선보였다. 
롯데는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6-13으로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4연패 수렁에 빠졌다. 
롯데는 이날 역시 스스로 자멸했다. 전날(5월 31일) 사직 LG전 9회초 역전패의 충격을 결국 이겨내지 못했다. 타선은 어느 정도 터졌지만 경기 초반에만 힘을 냈고 수비, 불펜, 주루 등 모든 부분에서 스스로 자멸했다. 

롯데는 일단 1회와 2회 각각 1점 씩을 뽑아냈고 3회말에는 신본기의 적시타와 한동희의 3점포로 6-0으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롯데의 최근 추세로는 6점의 리드도 안심할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어진 4회초 한화 제러드 호잉에 추격의 투런포를 허용했다. 불길한 징조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4회초 2사 1루에서 이용규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이닝을 종료할 수 있던 상황에서 유격수 신본기가 타구를 더듬으면서 2사 1,2루로 위기를 증폭시켰다. 결국 이 실책은 이날 경기를 뒤집히게 만드는 시발점이었다. 2사 1,2루에서 정근우, 이성열에 연속 적시타를 얻어맞으면서 4-6까지 추격을 당했다.
타선은 첫 3이닝 만 폭발한 뒤 침묵했다. 그리고 5회초에는 선두타자 하주석에 중전 안타를 내준 뒤 정은원 타석 때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여기서 포수 나종덕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주자를 3루까지 내보내게 만들었다. 그리고 정은원에게 볼넷을 내줘 1사 1,3루 위기를 스스로 자초했다.
상대의 작전이 나오기 좋은 주자 상황이었다. 결국 1사 1,3루에서 상대는 더블 스틸을 시도했고 1루 주자 정은원이 협살에 걸렸지만 3루 주자의 홈 쇄도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5-6, 1점 차까지 추격 당했다. 이제느 더 이상 롯데의 승리를 예단할 수 없었다.
7회 무사 1루에서 이성열의 우측 담장 상단 직격 단타 때 홈으로 쇄도한 1루 주자 이용규를 중계플레이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린 롯데였다. 하지만 8회 1점 차 리드를 결국 지키지 못했다.
선발 송승준이 5⅔이닝 5실점(3자책점)으로 내려간 뒤 6회 2사부터 구승민을 올려 불펜을 가동한 롯데였다. 이날 마무리 손승락은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범하면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 집단 마무리 체제가 필요했다. 구승민이 이성열에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한 뒤 롯데는 5월 평균자책점 0의 진명호를 투입했다.
진명호는 7회의 2사 1,2루 위기를 막아냈다. 하지만 8회 힘이 떨어진 듯 제구가 흩날렸다. 1사 후 정은원에 볼넷, 대타 백창수에 좌익수 방면 2루타를 얻어맞았고, 이용규에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롯데는 진명호 다음으로 믿음직했던 오현택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오현택도 위기 상황을 타개하지 못했다. 1B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지만 제구가 대체적으로 높았다. 결정적으로 위닝샷인 슬라이더의 각이 날카롭지 못했다. 결국 정근우에 5구 째 128km 밋밋한 슬라이더를 한 가운데로 꽂아넣다가 좌월 역전 만루포를 내줬다. 6점차의 리드가 날아갔고 역전까지 내줬다. 
8회말에는 1사 1,3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조홍석이 유격수 직선타때 성급한 주루 플레이를 펼치면서 횡사 당했다. 마지막 추격 기회마저 스스로 놓쳤다.
롯데에 남은 것은 자멸이었다. 9회초 1사 후 하주석의 2루수 땅볼 타구를 2루수 번즈가 뒤로 흘렸다. 이후 김민하의 타구도 번즈가 놓치며 1사 1,3루 위기를 만들었고 정은원, 최재훈, 정경운에 3연속 적시타를 내주며 스스로 완패를 시인했다. 
이날 롯데가 보여준 경기력은 모두가 외면하고 싶었을 것이다. 정근우에 만루포를 내준 순간부터 야구장의 롯데 팬들은 하나 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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