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경험해본 사람들이 다른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 월드컵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다들 알고 있지 않나."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FIFA랭킹 61위)은 1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41위)와 A매치 평가전에서 에딘 비스카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3으로 패배했다.
이날 신태용호는 변형 스리백으로 나섰지만, 상대 역습에 쉽게 무너지는 약점을 노출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온두라스-보스니아로 이어지는 국내 평가전을 1승 1패로 마무리했다. 신태용호는 평가전을 반영하여 23인의 최종 명단을 확정한 다음 3일 전지 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출국할 계획이다.

이날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좋은 움직임으로 상대를 괴롭혔으나, 득점 기회를 놓치기도 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손흥민은 전반 26분 박스 안 찬스서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손끝에 걸렸다. 황희찬이 단독찬스 위치서 패스를 달라고 구애의 손짓을 보냈지만 외면했다. 황희찬은 손흥민의 슈팅이 막히자 짙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손흥민은 "4년 전 출정식을 반복한 것 같아서 응원해주신 팬들께 죄송하다. 내가 더 잘했어야 한다. 책임감이 무겁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표팀이 보완해야될 부분을 묻는 질문에 손흥민은 "전체적으로 아쉽다. 스리백도 아쉬웠다. 처음 나선 포메이션이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 같다. 더 잘해야 한다. 이정도로는 월드컵서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도 참가했던 손흥민은 "이대로면 브라질 때보다 더 망신당할 수도 있다. 진지하고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것을 개선해야만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 했다.
손흥민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분패한 이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4년 전 눈물을 흘렸다.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울지 않으려면,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 월드컵을 경험해본 선수건 아니건 한 발 더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장서 손흥민은 남다른 승부욕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지고 있을 때는 정말 짜증난다. 한국을 대표해서 경기에 나서는데 지는 것에 화가 너무 난다. 선수들 모두가 쓴 소리를 받아들여야 한다. 나도 기성용 형에게 쓴소리를 할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대표팀은 월드컵 전까지 2차례 평가전만 남겨둔 상황이다. 손흥민은 "다음 경기 잘하겠다는 이미 늦은 이야기다. 모두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경기장에 나가서 공 하나로 싸워야만 한다. 개인 기량에서 밀리면 패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모든 선수들이 승부욕과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 경기하다 보면 넘어질 수 있다. 이기려면 참아야 한다. 일단 나부터 개선되야 한다. 모든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경기에 나서야 한다. 거친 플레이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월드컵을 경험해본 사람들이 다른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 월드컵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다들 알고 있지 않나. 지금 준비해도 늦었다. 월드컵이 바로 코앞이다. 나부터 반성할 것이 많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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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주=이대선 기자, 지형준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