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약이 될까. 아니면 참사의 예고편이 될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FIFA랭킹 61위)은 1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41위)와 A매치 평가전에서 에딘 비스카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3으로 패배했다.
이날 신태용호는 변형 스리백으로 나섰지만, 상대 역습에 쉽게 무너지는 약점을 노출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온두라스-보스니아로 이어지는 국내 평가전을 1승 1패로 마무리했다. 신태용호는 평가전을 반영하여 23인의 최종 명단을 확정한 다음 3일 전지 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출국할 계획이다.

보스니아전은 신태용호의 월드컵 1차전인 스웨덴전의 모의고사라 볼 수 있었다. 두 팀 모두 우월한 체격 조건을 앞세우는 파워풀한 축구를 구사한다. 가상 스웨덴전서 한국은 전반 적극적인 공격이나 전방 압박 등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대표팀은 똑같은 패턴으로 3골을 내줬다. 모두 수비 조직이 흔들리며 무기력하게 상대에게 기회를 내줬다. 보스니아는 몇 없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원샷 원킬에 성공했다.
이날 스리백으로 나섰던 '주장' 기성용도 "상대가 잘해서 당했으면 모르겠지만, 실점 장면 모두 아쉬웠다. 실점 장면에서 클리어링이나 라인 유지 등에서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스웨덴 역시 보스니아처럼 단단한 수비 이후 이어지는 한 방의 역습이 무서운 팀이다. 만약 스웨덴전서도 수비 조직력이 나타나면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다.
특히 스웨덴의 에이스 에밀 포르스베리 날카로운 측면 돌파와 크로스가 일품인 선수다. 보스니아전처럼 수비 조직이 흔들려 프로스베리에게 공간을 주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반드시 개선해야 될 부분이다.

실점은 측면 수비수 만의 문제가 아닌 팀 전체의 문제이다. 중원과 센터백의 커버 역시 중요하다. 이날 보스니아전서 한국은 왼쪽 측면의 김민우가 오버 래핑한 이후 제대로 커버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다. 급조한 스리백이다 보니 생긴 문제점이다.
공격 역시 개선해야될 부분이 많았다. 전반 한국은 수 차례 좋은 기회를 잡고도 득점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보스니아가 적은 기회를 살렸던 것과 달리, 한국의 결정력은 아쉬웠다. 페널티 박스 밖에서의 과감한 슈팅이 필요하다.
'에이스' 손흥민 역시 이날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전반 26분 손흥민은 박스 안 찬스서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손끝에 걸렸다. 황희찬이 단독찬스 위치서 패스를 달라고 구애의 손짓을 보냈지만 외면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서 "모든 선수들이 승부욕과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 경기하다 보면 넘어질 수 있다. 이기려면 참아야 한다. 일단 나부터 개선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보스니아전 완패로 한국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알게 됐다. 만약 보스니아전을 계기로 본 무대인 스웨덴전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일 수만 있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문제점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스웨덴전도 참패가 예상된다.
신태용호가 보스니아전에서 얻은 교훈을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