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138’ 역대 최악 파레디스 퇴출, 번즈는 어찌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6.02 06: 13

참다 참다 못한 두산이 결국 칼을 뽑아 들었다.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30)와 결별했다. 역대 최악의 성적을 남긴 가운데 이제 시선이 모이는 타자는 앤디 번즈(28·롯데)다.
두산은 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파레디스는 두 차례나 2군에 다녀오는 등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결국 부진한 성적을 반등시키지 못했다. 21경기에서 타율 1할3푼8리, 1홈런, 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443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그럭저럭 타격 성적이 좋았던 닉 에반스를 포기하고 데려온 파레디스라 더 뼈아팠다. 타격은 물론, 기대를 모았던 수비 활용성 등에서도 별다른 매력이 없었다. 두산이 리그 1위를 달리며 파레디스의 부진을 가려줬지만, 아직 시즌이 절반 이상 남아 있는 상황에서 계속 안고 갈 수는 없었다. 두산은 당분간은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런 파레디스의 타격 성적은 KBO 리그 외국인 선수 역사를 통틀어서도 전례가 없는 부진이다. 50타석 이상 소화를 기준으로 최악의 타격 성적을 남긴 선수는 2017년 대니 돈(당시 넥센)이 손꼽힌다. 대니돈은 첫 시즌이었던 2016년 타율 2할9푼5리, 16홈런, 70타점을 기록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2017년은 첫 20경기에서 타율 1할4푼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퇴출됐다.
그 외에도 2004년 로페즈(당시 삼성·0.162), 2002년 해처(당시 롯데·0.162), 2006년 스캇(당시 KIA·0.163), 2017년 모넬(당시 KT·0.165) 등이 최악의 타격 성적을 남긴 채 퇴출됐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파레디스는 이 흑역사를 뛰어 넘고도 남을 만한 숫자를 찍고 불명예 퇴장한 것이다. 파레디스의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준다.
파레디스가 끝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앤디 번즈 또한 저조한 타격 탓에 고전하는 선수다. 롯데는 아직 번즈의 퇴출 여부에 대해 선을 긋고 있으나, 확실한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는 이상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돈다. 롯데는 두산처럼 성적에 여유가 있는 팀도 아니다. 번즈의 수비력 자체는 빼어나지만,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기본적인 타격은 있기 마련이다.
번즈는 1일까지 44경기에서 타율 2할4푼1리에 머물고 있다. 물론 완벽한 공격형 외국인은 아니고, 최근 반등의 조짐을 나타내고 있으나 지난해 타율이 3할3리에 이르렀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진이다. 롯데 내야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아 고민은 더 커진다. 여전히 미국에도 좋은 내야수, 그 중에서 한국에 올 만한 선수는 극소수다.
번즈는 규정타석을 소화한 선수 중 타율이 뒤에서 네 번째다. 역대 규정타석을 채운 외국인 선수 중 최악의 타율을 기록한 이는 2000년 퀸란(당시 현대)으로 2할3푼6리였다. 하지만 당시 퀸란은 37개의 홈런을 쳤고 91타점을 기록했다. 2할3푼7리로 마감한 2011년 알드리지(당시 넥센) 또한 20홈런, 73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연속 경기 안타를 친 번즈가 살아나며 이를 기우로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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