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5월은 뜨거웠다. 하지만 이 뜨거움이 잠깐 불타오르는 상승세는 아닌 듯 하다. 그리고 현재의 전력이 100%가 아니라고 한다. 한화는 지금 겸손하게 웅크리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좀 더 나은 미래가 올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일까.
한화는 5월 한 달간 17승8패를 기록하면서 월간 승률 1위를 기록했다. 4월까지 14승15패로 5할에 못 미치던 승률을 5월이 끝났을 때는 31승23패까지 끌어올렸다. 승패마진은 -1에서 +8까지 상승했다.
평균자책점 1위(3.17)에 빛나는 막강한 불펜진을 바탕으로 한 뒷심은 현재 한화의 원천이다. 32승 중 20승이 역전승이다. 5월로 범위를 좁히면 불펜 평균자책점은 2.51, 역전승은 11차례다. 5월이 지나고 6월 첫 날에도 한화는 여전했다. 지난 1일 사직 롯데전은 한화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던 경기였다. 6점 차 뒤집기에 성공하며 13-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제 32승23패로 승패마진을 +9로 늘렸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최근의 상승세로 쏟아지는 관심에 부담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1일 경기 전 한 감독은 "최근의 장밋빛 전망들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기대치가 너무 올라간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유인 즉슨 "아직 우리 팀이 100%가 아니다"라는 것. 지금의 상승세를 곧이 곧대로 믿으면 안된다는 의미.
실제로 득점과 실점을 바탕으로 팀의 기대 승률을 따지는 '피타고리안 승률'에서 한화는 5할7리에 그쳤다. 피타고리안 승률에 의하면 한화는 현재 5위다. 그러나 한화의 현재 승률은 5할8푼2리이고 순위는 2위다. 피타고리안 승률과 실제 승률의 괴리는 접전의 경기들을 대거 잡아냈고 행운도 한화에 많이 따랐다는 의미로 기록을 해석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한 감독은 현재 상승세에도 웅크렸다.
그러나 "100% 전력이 아니다"는 팀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으로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현재 한화는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 김태균(종아리 부상), 양성우(옆구리 부상)가 팀을 이탈해 있다. 그리고 송광민도 연이은 경기 출장으로 최근 허벅지 근육통이 생겼다. 선수단 전체에 피로도가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한화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감독은 "양성우나 김태균 등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다. 부상 선수들이 있고 안 좋아서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 선수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초반 시행착오들을 빠르게 정비해서 각자 역할들을 잘해준 것이 5월 상승세의 원동력이다"고 말했다. 내야수 정은원, 포수 지성준 등이 한화의 대표적인 새로운 활력소였고 시너지 효과를 내게 만든 선수들이었다.
결국 현재 상승세를 이끈 전력에 부상 선수 등 복귀 전력으로 팀에 다시 합류한다면 상승세에 더욱 날개를 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감독은 "주력 선수들이 빠졌을 때 2군 쪽에서 채워줄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고, 비축 전력들이 있다"고 밝혔다. 김태균과 양성우 등 부상 전력에 물론 투수진에서 송창식, 심수창 등의 선수들이 2군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제는 어엿한 포스트시즌 컨텐더가 됐다. 팀 분위기는 최고조. 한용덕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조심스러운 입장인 것은 맞다. 그렇다고 조심스럽게 다가서면서도 구상한 전력들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는 미래가 곧 올 것이라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