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레디스 방출③] '신중한 대체 고민' 두산, 믿는 토종의 활약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6.02 13: 00

두산 베어스의 과감한 결단. 그리고 신중한 대체 고민. 그 속에는 '토종 선수'에 대한 믿음도 함께 깔려 있다.
두산은 지난 1일 외국인 선수 지미 파레디스를 웨이버 공시했다. 올 시즌 두산과 총액 80만 달러 계약을 맺은 파레디스는 스위치 타자에 내·외야 수비가 모두 된다는 장점을 높게 평가 받았다. 그러나 21경기에서 타율 1할3푼8리 1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타격은 부진했고, '멀티 포지션' 수비는 어중간했다. 결국 파레디스는 지난달 31일 잠실 SK전에서 4타수 무안타 2삼진을 끝으로 한국 무대를 떠나게 됐다.
두산 관계자는 대체 외국인 후보에 대해서 "3~4명 정도 압축했다. 다만, 아직 협상을 진행한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시장에 괜찮은 외국인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일단 외국인 타자 없이 시즌을 치르며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여유를 갖고 영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타자가 전력에 힘이 되지 않았지만, 두산은 현재 36승 18패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한화(32승 23패)와도 4.5경기 차로 1강 체제를 굳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배경에는 국내 선수의 활약이 있었다. 2006년부터 외야 한 자리를 채워왔던 민병헌이 FA로 롯데로 떠나가자 두산은 파레디스가 우익수 자리에서 성공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파레디스보다 조수행, 이우성, 정진호, 김인태, 국해성 등이 훨씬 더 안정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조수행은 장점인 빠른 발을 앞세워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함과 동시에 한층 향상된 타격 능력으로 45경기에서 타율 2할9푼6리로 선발, 백업 가리지 않고 활약을 펼쳤다. 최근 두 경기에서는 이우성이 선발로 나와 2루타 한 개를 비롯해 6타수 2안타 1볼넷으로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정진호와 김인태 역시 현재 1군 엔트리에는 제외됐지만, 2군 재정비를 마친다면 언제든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선수다.
아울러 지명타자 자리에서는 최주환이 타율 3할1푼5리 8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득점권에서 타율 3할9푼6리라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리그 타점 공동 3위(47점)에 올라 있다.
1루수 오재일이 타율 2할2푼으로 다소 부진하기는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25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만큼, 언제든 부활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 또한 3루수 허경민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3할2푼4리로 타격에서도 힘을 보태고 있다. 김재호-오재원 키스톤 콤비의 활약은 말할 것도 없고, 류지혁이라는 안정적인 백업 선수가 뒤를 받히고 있다. 
파레디스가 있었지만 사실상 지금의 두산의 선두 질주는 국내 선수가 만들어냈다. 외인 타자 없이도 잘되는 두산의 힘은 '새로운 식구' 맞이를 좀 더 신중할 수 있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 bellsto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