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수 이후 처음’ 서진용, 마무리 잠재력을 뽐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6.02 11: 11

SK 차세대 마무리 후보로 뽑히는 서진용(26)은 훌륭한 5월을 보냈다. 10경기에 나가 단 한 점의 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서진용은 5월 10경기에서 1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1할4푼6리의 낮은 피안타율을 기록했고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단 한 개였다. 이런 호투 속에 1승5홀드를 수확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알렸다.
4월이 끝날 때까지 7.02였던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4.08까지 낮아져 3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이 “내가 투수교체를 잘못 생각했다”라고 솔직하게 시인한 경기(4월 24일 두산전) 등 1~2경기에서 대량실점해 평균자책점이 치솟았을 뿐, 올 시즌 25경기 중 20경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서진용이다. 전체적인 내용 측면에서 점점 좋아지고 있음은 확실해 보인다.

이런 서진용은 팀 내에서도 2016년 4월 박희수 이후 최고의 성적을 낸 불펜투수로 기록됐다. 당시 팀의 마무리였던 박희수는 4월 10경기에서 11⅓이닝을 던지며 피안타율 8푼3리를 기록한 끝에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이후 월간 성적에서 10경기 이상, 혹은 10이닝 이상을 던진 불펜투수 중 자책점이 하나도 없었던 SK 투수는 서진용이 처음이다. 서진용은 승계주자 3명에게도 모두 홈을 허용하지 않는 철벽 피칭을 선보였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몸이 풀렸다는 것이 손혁 투수코치와 서진용 자신의 설명이다. 시즌 초반 140㎞대 중반이었던 최고 구속이 150㎞에 이를 정도로 향상됐다. 힘이 붙은 패스트볼을 상대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하거나, 파울이 나오는 경우가 크게 늘어났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팀이 왜 서진용을 차기 마무리로 점찍었는지에 대한 충분한 답이었다.
트레이 힐만 감독 또한 서진용의 마무리 가능성에 대해 100% 확신했다. 힐만 감독은 시즌 후반기나 다음 시즌 서진용이 팀의 마무리가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번에 “서진용이 계속해서 성정하고 있다. 지금 추세로 꾸준히 성장한다면 팀의 마무리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아직 100% 신뢰를 주는 단계는 아니다. 포크볼이 존에서 낮은 코스로 잘 떨어지지 않는 날에는 패스트볼 하나로 어려운 싸움을 벌이는 날이 적지 않다. 힐만 감독도 “세컨더리 피칭을 더 효율적으로 던질 수 있어야 한다. 포크볼이나 슬라이더를 좀 더 적극적으로 던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과제만 해결되면 마무리로 가는 길이 활짝 열릴 것이라는 게 힐만 감독의 생각이다.
포크볼 제구가 4월에 비해 좋아지기는 했지만 아직은 들쭉날쭉하다. 손혁 투수코치도 “포크볼을 손에서 놓는 지점을 계속해서 생각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크볼이 완벽하게 제구되는 순간, 서진용의 마무리 승격 카운트다운이 시작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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