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해 선발진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으며 2년 연속 9위에 머물렀다. 김한수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진 안정을 최고로 꼽고 있다. 외국인 투수 2명이 연관되어 있다. 이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6개월을 보내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들어 상황이 확 달라졌다. 선발 자원이 풍족해지면서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팀 아델만, 리살베르토 보니야 등 외국인 원투 펀치가 정상적으로 가동중이며 뒤늦게 1군 무대에 가세한 장원삼은 꾸준히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좌완 백정현 또한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하는 등 데뷔 첫 10승 고지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구위 재조정에 나선 윤성환과 재활 과정을 거쳐 퓨처스리그 등판을 앞둔 양창섭 그리고 2일 창원 NC전서 데뷔 첫 승을 거둔 최채흥 등 선발 카드가 더욱 다양해졌다. 누구에게 기회를 줘야 할 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상황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다승왕 출신 윤성환은 정규 시즌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는 등 토종 에이스로서 기대를 모았으나 2승 5패(평균 자책점 7.01)에 그쳤다. 이에 삼성은 윤성환에게 재정비를 위한 시간을 주기로 했다.
김한수 감독은 "윤성환이 40~50개 던지면 구위가 떨어지고 공이 한가운데 몰린다"며 "좋은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기로 했다. 반드시 제 모습을 되찾아야 할 선수"라고 말했다. 윤성환은 지난달 28일 1군 엔트리 말소 이후 체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모두가 알고 있는 윤성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1군 복귀 일정이 미뤄진 양창섭은 오는 6일 경산볼파크에서 열리는 경찰과의 퓨처스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윤성환과 양창섭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팀내 선발 로테이션과 상대 매치를 고려해 1군 복귀 시점을 조율할 예정이다.
2일 창원 NC전서 데뷔 첫 승을 신고한 최채흥 역시 또다시 선발 등판 기회를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선발 인원은 한정돼 있으나 후보군은 다양하다. 자연스레 내부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기량 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됐다. 1년 만에 확 달라진 삼성 선발진. 올 시즌 순위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