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이별이 떠났다’ 채시라vs정혜영, 먹먹한 엄마들의 고독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6.03 11: 31

‘이별이 떠났다’의 채시라와 정혜영이 먹먹한 엄마들의 고독함을 실감나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에서는 마침내 폭발한 서영희(채시라 분)와 김세영(정혜영 분)의 갈등이 그려졌다.

서영희는 바람이 나 딸을 낳은 한상진(이성재 분)과 끝까지 이혼해주지 않고, 김세영은 “평생 첩으로 살라”는 서영희의 독설대로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던 중 김세영은 서영희의 양육비 지급 문자에 화가 나 서영희의 집을 찾아갔고, 두 사람은 두 차례 설전 끝에 마침내 머리끄덩이를 잡고 싸우게 됐다.
서영희와 김세영은 서로에게 막말을 쏟아낸다. 서영희는 김세영에게 “평생 그렇게 살아. 관 속에 들어가면서도 누군가의 첩으로 기억되게 그렇게 살아. 끝까지 고개 숙이면서 그렇게 살아. 그래야 나도 억울하지라도 않지”라며 “그게 네가 감당해야 할 룰이야”라고 막말을 쏟아낸다.
김세영 또한 서영희에게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도 않는 인생”이라며 서영희가 ‘버림받은 존재’임을 끊임없이 외쳐댄다. 그런 김세영에게 서영희는 “대리모 주제에”라며 악을 쓴다. 두 사람이 머리채를 잡고 싸우게 된 계기가, ‘아이는 죄가 없다’는 생각에 김세영의 딸에게 기프티콘을 보낸 서영희의 선의 때문이기에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서영희는 자신의 존재를 지켜야 하고, 김세영은 딸을 지켜야 한다. 서영희는 한상진과 이혼을 해주게 되면 자신의 자리가 싹 비워진 채 행복한 가정을 이룰 두 사람을 지켜봐야 하고, 김세영은 한상진과 서영희가 이혼하지 않으면 언제든 아이를 뺏길 수 있는 처지에 놓여있다. 한 가정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라는 자리가 이토록 약자의 위치였다는 걸 두 사람을 통해 실감할 수 있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약한 위치가 된 ‘엄마’ 서영희는 이제 그 ‘엄마’의 세계에 진입하려는 정효(조보아 분)에게 충고한다. “임신한 여자들은 다 똑같다. 똑같은 검사를 받고 브랜드만 다른 똑같은 영양제를 먹는다. 그 뒤에는 달라질 것 같냐. 아이를 낳는 순간 똑같아져버리는 인생을 살지, 아니면 네 마음대로 네가 그린 인생을 살기 위해 아이를 포기할지 선택하라”고 말이다. 정효 또한 “모두가 똑같아져버리는 인생”이라는 대목을 중얼거리며 겁을 먹는다.
‘이별이 떠났다’ 속 엄마는 모두 고독하다. 서영희도, 김세영도,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정효도 모두 그렇다. 그런 세 사람은 엄마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한다. 서영희와 김세영도 막말을 쏟아내지만, 마음 한켠으로는 상대방의 절박함을 이해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있는 말 없는 말을 외치며 악을 써대는 자신을 보며 괴로워한다. 이를 옆에서 보는 정효도 아프긴 마찬가지다.
그런 엄마들의 고독을 더욱 절박한 상황에서 담담하고 현실감있게 그려내는 ‘이별이 떠났다’는 공감을 자아내며 웰메이드 드라마로 입소문 나기 시작했다. 처절하게 고독한 엄마들을 그려내며 오히려 그들의 연대와 위로를 담고 있는 ‘이별이 떠났다’에 박수가 쏟아지는 중. 앞으로도 ‘이별이 떠났다’가 뚝심 있게 엄마의 이야기를 그려내길 기대해본다./ yjh0304@osen.co.kr
[사진] ‘이별이 떠났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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