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넥센팬의 축하, 박용택도 감동받지 않았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6.03 13: 03

 넥센 히어로즈 팬들은 요즘 참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올 시즌 넥센은 경기 외적으로 악재가 거듭되고 있다. 이장석 전 대표는 횡령 혐의로 구속됐고, 메인 스폰서 넥센타이어와의 불협화음도 있었다. 주축 선수 박동원-조상우는 성폭력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됐다. 지난 겨울 '홈런왕' 박병호의 컴백으로 잠시 행복했던 일이 멀게 느껴질 법도 하다.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LG전, 넥센은 1회초 선취점을 뽑았으나 이내 역전 당했다. 2회 김현수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고, 3회 김현수는 만루포로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그리고 4회 박용택의 투런 홈런으로 1-8로 끌려갔다.

박용택의 KBO리그 최초 200홈런-300도루. 1루측 LG팬들은 박용택의 통산 200홈런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잠실구장 전광판 왼쪽 외야석에는 '엘지의 심장 33한 박용택 용택앓이가 언제나 함께 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대형 플래카드를 펼쳐졌다. 박용택의 팬클럽 '용택앓이' 회원들이 응원하러 왔고, 200홈런-300도루 달성 현장에서 축하했다.
박용택이 베이스를 돌 때 전광판에는 통산 200홈런 달성 축하 메시지가 떴다. 이를 본 3루측 넥센 팬들도 일부 자리에서 일어서서 박용택을 향해 박수갈채를 보냈다. 내야 지정석에서 제법 많은 넥센 팬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넥센 선발 투수는 신인 안우진. 고교 시절 학교 폭력으로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안우진의 뒤늦은 첫 선발 등판이었다. 기대를 모은 첫 선발 경기였지만 안우진은 3회까지 6실점하며 조기 강판된 뒤였다. 경기 초반 승부가 기우는 홈런을 연거푸 맞아 속 쓰릴 법도 했지만, 넥센 팬들은 상대팀 선수의 대기록에 흔쾌히 축하 박수를 보냈다. 이날 주말을 맞아 2만 227명의 관중들이 잠실구장을 찾았다.
/orange@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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