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신작이자 배우 유아인, 스티븐연, 전종서 주연 영화 '버닝'이 50만대에서 흥행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버닝'은 지난 2일 하루동안 전국 8,042명의 관객을 동원, 박스오피스 7위에 랭크됐다. 누적관객수는 49만 7,474명. 이로써 지난 17일 개봉한 '버닝'은 개봉 18일이나 19일쯤 50만 관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흥행은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결과다. 알려진 '버닝'의 손익분기점은 대략 200만명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버닝'은 손익분기점은 커녕 그 절반도 채우지 못할 예정이다. 그래도 해외 세일즈에서 어느 정도 체면을 살렸지만.

이 같은 '버닝'의 흥행 실패는 아이러니하게도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이 있었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마케팅이 칸 영화제 수상 여부에 과도하게 쏠리게 된 것.
제 71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국내 영화계 안팎에서 불타올랐던 '버닝'은 수상 불발과 함께 곧장 그 불꽃이 꺼져버렸다. 수상 실패와 더불어 여러 생각을 안기는 곱씹을 만한 내용, 확장되는 담론과 주제가 가진 메시지마저도 일부 퇴색된 분위기다. 칸 수상을 마치 올림픽 경기처럼 다룬 국내 언론도 이에 대한 책임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버닝'의 경우를 두고 일반화시켜 무조건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수상 불발의 역효과라고 부를 수만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같은 경우는 수상 실패에도 428만여명의 관객을 모았고, 역시 수상 불발됐던 '옥자' 역시 넷플릭스와 전국 극장을 통해 개봉, 스크린 점유율 상승과 더불어 장기 흥행 모습을 보였던 바다.
''영화제용 영화'는 흥행이 안 된다'란 말은 촌스럽기 그지없고, 여기서는 '버닝'이 블록버스터급 흥행을 이뤄야한다는 말이 아니다. 결국 '버닝'의 흥행 실패는 냉정하지만, 칸 영화제 이슈를 빼면 관객들을 어필할 만한 요인이 없었던 것이 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반딧불이'에 실린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 '버닝'은 미스터리 장르로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끝없이 물음표를 던지지만 이것이 느낌표로, 강력한 입소문으로 번지지는 않은 분위기다.
물론 '버닝'의 운명이 가혹한 것은 어느 정도 맞다. 이창동 감독의 말처럼 마블('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과 맞붙은 대진운은 큰 악재였다. 그러나 화제작 '독전'과 '데드풀2'이 아니더라도 여러 크고 작은 외화에게도 순위에서 밀리는 모습에서는 대중에게 갖는 '버닝'의 경쟁력 자체가 약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렇게까지 흥행이 안 될 영화는 아닌데..'란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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