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 오른 신태용호... 간절함으로 고난 넘기를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6.04 05: 30

신태용호가 러시아를 향한 여정에 나선다. 그들이 간절함으로 여러 고난을 넘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3일 오후 12시 5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인근 레오강으로 출국했다.
한국은 대구와 전주에서 각각 온두라스(2-0 승),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1-3 패)와 평가전을 통해 막바지 점검과 국내 출정식을 마쳤다. 하필 출정식을 겸한 보스니아전서 완패하면서 대표팀의 분위기는 가라 앉았다. 

보스니아전 이후 '주장' 기성용과 '에이스' 손흥민 모두 한 목소리로 이대로는 안된다고 언성을 높였다.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을 경험한 두 사람은 "이대로면 브라질 월드컵보다 더 힘들 수 있다. 달라져야 한다. 선수들이 간절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실제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신태용호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절체절명의 위기가 연속이다.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에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F조에 속하게 됐다. 
같은 조의 세 국가 모두 역대 최악의 조 편성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힘든 상대들이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시작으로 북중미의 맹주 멕시코, 이탈리아를 침몰시킨 스웨덴. 모두 한국을 압도할 전력을 가진 국가들이다. 
조 편성뿐만 아니라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대표팀 공수의 축인 김민재(전북)와 권창훈(디종)이 연달아 부상으로 낙마했다. 베테랑 역할을 해줘야 하는 염기훈(수원)과 이근호(강원)도 부상으로 러시아행 티켓을 놓쳤다. 27인 명단에 포함됐던 김진수(전북)마저 부상으로 최종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제 전력이라도 힘든 상대들을 상대로 베스트 멤버의 반 정도가 날아갔다. 자연스럽게 플랜 A로 예상되던 4-4-2 사용도 힘들어졌다. 보스니아전서 플랜 B로 생각하던 스리백을 시도해봤지만 어설펐다. 급조한 스리백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에딘 비스카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했다.
악재가 겹쳤지만 이제는 시간이 없다. 신태용호는 이미 마지막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떠났다. 이제 남은 것은 막바지 점검을 통해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신태용호는 오는 11일까지 오스트리아에서 전지훈련을 통해 조직력 완성에 나선다. 한국은 7일 볼리비아전, 11일 세네갈전(비공개)과 최종 모의고사를 가진다.
팀으로서 조직력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선수들 개개인이 '간절함'을 가진 채 경기에 나서야 한다. '주장' 기성용은 보스니아전 전반전 막판 골을 허용하자, 주장 완장을 던지며 격한 감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날 기성용은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했다. 하지만 그는 기쁨보다는 아쉬움과 팬들을 향한 죄송한 마음을 먼저 보였다. 
기성용은 인천공항에서도 선수들에게 간절함을 요구했다. 그는 "출정식 결과가 좋지 않아 팬분들에게 죄송하다. 그래도 부상당하고 탈락한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좀 더 한발 더 뛸 수 있도록 하겠다. 선수들 모두 열심히 준비하고, 조금 더 간절함을 가지고 경기장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신태용 감독 역시 대표팀에게 간절함이 부족하다는 질문에 대해서 "밖에서 보시는 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제 최종 명단 23명만 남았다.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선수들이 잘 안다. 간절함이 나올 수 있게끔 선수들에게 주문하겠다”고 답했다.
이제 대표팀은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장도에 올랐다. 여러 역경을 앞두고 있지만 신태용호가 코칭 스태프, 선수 한 마음 한 뜻을 모아서 간절함으로 고난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mcadoo@osen.co.kr
[사진] 인천공항=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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