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좋을 때의 모습을 선보인 더스틴 니퍼트(37·KT)가 팀의 연패를 끊어냈다. 에이스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니퍼트는 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12탈삼진 2실점 역투로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종전 니퍼트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은 11개로 두산 시절 네 차례 있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하며 최고의 모습을 선보였다.

KT는 4연패에 빠진 상황이었다. 타선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선발로 나서는 니퍼트가 타선이 살아날 때까지 SK를 막아서야 하는 중책을 맡은 셈이었는데 벤치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에이스가 해줘야 할 때 해줬다.
이날 니퍼트의 최고 구속은 154㎞였고, 6회에도 150㎞를 넘는 공이 더러 있었을 정도로 구속은 전성기 못지않았다. 올 시즌 자신의 포심 평균구속(약 147㎞)이 이날 최저 구속일 정도였다. 포심에 힘이 생기니 슬라이더 등 다른 변화구에도 SK 타자들이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이날 많은 탈삼진을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인 니퍼트는 흔들림도 없었다. 1-0으로 앞선 2회 김동엽에게 역전 투런을 맞은 뒤 김성현에게도 2루타를 허용해 무사 2루에 몰렸다. 하지만 후속타를 봉쇄하며 실점하지 않고 버텼다. 오늘의 승부처 중 하나였다.
6-2로 앞선 7회에도 1사 후 이재원에게 우전안타, 노수광에게 내야안타를 맞았다. 여기서 실점하면 경기 막판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진기를 투수 앞 병살타로 요리하고 SK의 마지막 불씨에 찬물을 끼얹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