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 김경문의 아쉬운 퇴장...3번째 기회는 올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6.04 06: 05

"우승 빼고는 다 해본 것 같은데..."
김경문(60) NC 감독이 전격적으로 사퇴했다. 사실상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이다. 두산에 이어 NC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했던 김 감독이 꿈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났다. 그에게 앞으로 3번째 도전 기회가 있을까.
NC는 3일 삼성에 7-8로 패한 뒤 한밤에 보도자료를 통해 김경문 감독 퇴진 소식을 알렸다. NC는 3일까지 20승 39패(승률 .339)로 최하위에 처져 있다. 개막 첫 10경기에서 8승2패로 선두에 올랐으나 이후 9연패로 추락했다. 5월 20일부터 최하위였다. NC는 구단 최고위층에서 현장 리더십 교체를 결정했고, 김경문 감독의 사퇴와 유영준 단장의 감독대행 체제로 결단을 내렸다.

'2인자' 김경문 감독의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도 '일시 멈춤'이 됐다. 2004년 두산에서 첫 감독을 맡은 김 감독은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초보감독의 티가 채 가시기도 전인 2005년에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1위팀 삼성에 밀려 준우승으로 끝났다. 
김 감독은 '발야구'를 앞세워 2007년과 2008년 연거푸 한국시리즈에 재도전했다. 그러나 SK의 벽에 가로막혀 번번이 우승이 좌절됐다. 2007년 2연승 후 4연패로 쓴 맛을 본 것이 가장 아쉬웠다. 2011시즌 도중 팀 성적에 대한 책임으로 중도 사퇴를 했다. 
김 감독은 2011년 8월 NC 창단 감독을 맡아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했다. 무명 선수들과 신인들로 2012시즌 2군에서 한 시즌을 치렀고, 2013시즌 1군 무대에 '9번째 구단'을 이끌고 합류했다. 2016시즌 9개팀 중 7위로 깜짝 성적을 냈고, 1군 2년차인 2014시즌에는 예상을 깨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후 4년 연속 팀을 가을무대에 진출시키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2016년 NC를 창단 첫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었다. 김 감독은 개인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에 도전했으나, 친정팀 두산에 막혀 또 준우승으로 끝났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했으나, 15년간 감독 생활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김 감독은 사석에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것도 대단한 일인데, 우승을 하지 못하니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다. 우승 빼고는 다 해봤는데..."라고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 감독은 두산 시절부터 올해 NC까지, 1군에서 14시즌을 보내며 포스트시즌 진출 10회, 한국시리즈 준우승 4회의 성적을 냈다. 통산 1700경기 896승774패 30무(승률 .537)다. 
김 감독의 선수 육성과 지휘력은 검증됐다. 이름값에 얽매이지 않고 무명의 선수를 발굴하고, 뚝심있게 팀을 운영하는 능력을 지녔다. 두산과 NC를 그렇게 강팀으로 만들었다. 김 감독은 2019시즌까지 NC와 계약이 돼 있다. 향후 어느 팀에서든 감독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은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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