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역사와 다름없었던 김경문 감독 체제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과연 NC가 앞으로 걸어갈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NC는 지난 3일 밤, '현장 리더십 교체'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구단은 "김경문 감독 이후 유영준 단장을 감독 대행으로 정해 남은 시즌을 치른다. 단장 대행은 김종문 미디어홍보팀장이 맡는다"면서 "김경문 감독은 구단의 고문으로서 호칭과 예우를 받는다"고 밝혔다. 김경문 감독의 일선 퇴진이었다.
지난 2011년 8월, NC의 창단 감독으로 부임해 단 기간에 NC를 강팀으로 올려놓게 만든 김경문 감독이었다. 두산 감독 시절부터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뚝심과 강인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리더십으로 명성을 쌓은 김경문 감독이었다.

NC가 짧은 기간 안에 리그에 연착륙하고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게 만든 것도 김경문 감독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2011년 창단 초대 감독으로 부임한 뒤 2014년 3년 17억 원에 재계약을 맺었고, 첫 번째 3년 계약이 끝난 뒤인 2016시즌이 끝나고는 다시 한 번 3년 20억 원에 연장 계약을 맺었다. 오는 2019년까지 NC 지휘봉을 잡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 2004년 두산 감독으로 부임한 뒤 2011년 6월, 자진해서 물러난 것과 마찬가지로 두 번째 팀인 NC에서도 시즌 중 퇴진하게 됐다.
NC는 올 시즌 주력 선수들의 부상과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등으로 김경문 감독이 애초에 구상했던 전력을 온전히 갖추지 못한 채 시즌에 돌입했다. 결국 올 시즌 지난 6월 3일까지 성적은 20승39패 승률 3할3푼9리에 그쳤다. 이러한 성적 부진이 김경문 감독 및 구단 모두 결단이 필요했던 시기가 다가왔음을 알렸다.
구단은 경질인지, 감독의 자진 사퇴인지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정황상, 구단의 결정에 김경문 감독 역시 동의를 하면서 현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경질에 가까운 모양새다. 현장 지휘자를 시즌 중 구단 고문 자리로 옮기는 것도 특이점 중 하나다.
일단 현재의 분위기에서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기 보다는 유영준 단장의 감독 대행 체제로 상황을 수습한 뒤, 올 시즌 이후 다시 한 번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구단이 시즌 중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데에는 약 7년의 시간 동안 김경문 감독 체제로 유지되면서 피로감이 생겼다는 분위기가 느꼈다고 볼 수 있다. 구단 안팎에서 이런 분위기들이 새어나왔다. 김경문 감독의 역량으로 단 기간에 강팀으로 올려선 것은 맞으나 구단보다는 현장에 무게가 쏠린 의사결정체계에 다소 피로도가 누적된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올 시즌이 끝나고는 김경문 감독의 '사단 격'인 몇몇 코치진과 구단 프런트들도 김경문 감독의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리고 NC는 새롭게 판을 짜면서 김경문 감독 체제의 종언을 완전히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선수단 구성도 이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전망. 좀 더 리빌딩에 치중하면서 새로운 노선을 닦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NC는 김경문 감독 체제의 종언을 선언함과 동시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팀의 리빌딩은 물론 구단 역시 창단 이후 처음으로 '리셋' 버튼을 누르는 상황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