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독 업무와 거리를 두고 있다. 이 상태는 내가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일이다. 나는 내가 감독일을 얼마나 그리워할지 지켜보겠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지네딘 지단의 뒤를 이어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으로도 거론되고 있는 아르센 웽거(68) 감독이 아직 미래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고민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웽거 감독은 이번 2017-2018시즌을 끝으로 아스날을 떠났다. 지난 22년 동안 아스날의 상징이 됐던 웽거 감독이지만 성적 부진과 변화의 물결을 이겨내지 못했다.

한편 웽거 감독은 시즌 중 아스날 감독을 물러난다고 밝히면서 '현역 은퇴'는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자연스럽게 잉글랜드와 해외 여러 구단에서 웽거 감독을 향한 러브콜이 이어졌다. 파리 생제르맹(PSG)의 스포츠 디렉터, 프랑스 대표팀, 에버튼 감독의 후보로 거론됐다.
그리고 웽거 감독을 진짜로 설레게 할 이름도 나왔다. 바로 지단 감독이 자진 사퇴한 레알이 후임 사령탑의 후보 중 하나로 그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웽거 감독과 그의 축구 스타일에 대한 열렬한 팬으로 알려졌다. 그는 웽거 감독에게 수 차례나 감독직 제안을 한 전례가 있다. 웽거 감독은 "레알의 제안에 매력을 느낀 것은 사실이나 아스날에 내가 없으면 위험하다고 생각을 해서 팀에 남았다"고 밝힌 바 있다.
레알의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라고 불린다. 최고의 명예와 선수들을 지휘할 수 있지만 그만큼 심한 압박을 받는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어스리그(UCL) 3연패를 달성한 지단 감독도 결국 정신적 압박으로 인해 잠시 휴식을 택했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웽거 감독은 프랑스 '텔레풋'과 인터뷰에서 "(아스날을 떠난) 내가 여전히 감독직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을까? 이것이 내가 2주 내로 답해야 되는 질문이다"고 고민에 대해 밝혔다.
이어 "내가 여전히 감독으로 일하기를 꿈꾸는가? 그렇다면 내가 새로운 '미친 도전(crazy challenge)'에 나설 수 있을까? 아직 잘 모르겠다. 감독직은 일하면서 내 인생의 모든 것을 희생해야되는 직업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웽거 감독은 지난 2015년 부인과 별거하며 사실상 이혼 상태이다. 그가 파경을 맞은 것은 감독 생활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웽거 감독은 몇 번이나 인터뷰서 아내와 가정보다 아스날이라는 팀을 우선시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토로한 바 있다.
웽거 감독은 "나는 감독 업무와 거리를 두고 있다. 이 상태는 내가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일이다. 나는 내가 감독일을 얼마나 그리워할지 지켜보겠다"고 고민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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