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안녕하세요'를 보는 시청자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이번에는 걸그룹 AOA의 설현, 민아가 눈물을 흘렸다. 지난 4일 방송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는 지금까지 다수의 연예인들이 찾아 눈물을 흘렸다. 어떤 식으로든 일종의 힐링이 되길 기대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화'를 돋우는 사연들에 시청자들 역시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사연의 주인공은 술만 마시면 크게 다치는 아버지가 고민이라고 나왔다. 유리를 깨 200만 원을 물어주고 수술을 받는가 하면 넘어져 미간 뼈가 박살나는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결혼 후 제대로 생활비를 준 적이 없었다. 사연 주인공 어머니는 "남편이 총각 때부터 본인이 벌어서 본인이 다 쓴다. 그것이 결혼해서도 이어진다"라며 "힘들다고 10번 얘기하면 마지못해 돈을 준다. 아이들 등록금 댈 때가 힘들었다"고 털어놔 보는 이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남편이 사고를 친 경우, 수습도 모두 아내의 몫이었다. 양육비 역시 거의 대부분 어머니가 마트에서 일해서 거의 다 조달했다.
사연 주인공은 "엄마가 관절이 안 좋아서 연골이 다 닳았다. 뼈주사를 맞고 버티면서 일을 하시는데 한 번은 실신을 하기도 했다"라고 회상했다. 20년째 일을 하느라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어머니다.
이를 들은 설현은 "할머니 생각이 좀 난다"라며 왈칵 눈물을 쏟았다. 설현은 어린시절 할머니와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일을 많이 하신 할머니의 몸이 좋지 않았기 때문.

민아 역시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민아는 "저는 지금 제 곁에 아버지가 안 계시다. 아버지가 가시고 나서 아버지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꼈다.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바뀌셨으면 좋겠다"고 진심어린 조언을 전했다.
결국 사연 주인공의 아버지는 이런 이야기에 "많이 변할게. 걱정하지 마. 미안해"라며 사과하며 앞으로 술을 줄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런가하면 생활비를 충분히 주거나 육아를 도우는 것도 아니면서 아이가 셋인데 바로 넷째를 낳자고 하는 남편 때문에 힘든 아내가 출연진의 뒷목을 잡게 했다. 남편은 이런 아내에게 한달 생활비로 60만원을 줬고, 아내가 "기저귀 값 부족하니까 더 입금해 달라고 하니까 '아껴서 써'라고 했다. 외벌이라서 눈치가 보여서 말을 잘 못한다"고 털어놨다.
육아 때문에 개인시간이 거의 없는 아내와 달리 남편은 축구 모임만 5개, 태권도 모임, 동네 방범대, 중학교 동창 모임, 고등학교 동창 모임 등 10개의 모임을 하고 있었다. 모임만 나가면 새벽 2,3시에 들어온다고. 남편은 그럼에도 넷째를 낳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다소 놀랍기까지 한 고통스러운 사연들에 "너무 극단적이라 잘 못 보겠다"란 반응도 있고, 충격 요법처럼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게 한다는 의견들도 있다. 화병 방송이라 불리면서도 꾸준한 인기를 달리는 '안녕하세요'의 존재 이유일 것이다. /nyc@osen.co.kr
[사진] KBS2 화면캡처